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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손쉬운 대출’ 이면에는···

[카카오뱅크 100일 明暗]②‘손쉬운 대출’ 이면에는···

등록 2017.11.03 09:26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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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증가세 시중은행 압도 간편한 비대면 방식 가계빚 양산 부추겨고신용자 편중된 초반 영업 행태도 도마위

국내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공식 출범.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국내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공식 출범.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인터넷 전문은행의 고속성장 이면에는 ‘손쉬운 대출’이 가계빚 양산을 부추기고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공존한다. 카카오뱅크 출범 100일을 맞아 그간의 괄목할만한 성과가 주목받는 가운데 서민금융을 위한다는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를 다시 한 번 되새겨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규모는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 3개월째인 10월말 기준으로 이 은행이 기록한 여신 실적은 3조3900억원이다. 월평균 대출 증가액이 약 1조1000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이 같은 실적은 시중은행을 월등히 앞서는 규모다.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9월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약 93조8536억원으로 전월보다 652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과 맞물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에 제동이 걸리자 사람들이 비교적 절차가 간편한 인터넷은행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카카오뱅크가 다른 은행에 비해 대출금 잔액이 증가하기 쉬운 구조인 것은 사실이다. 영업 기간이 짧은 만큼 상환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하지만 이용자가 비대면 대출 방식과 낮은 금리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본다면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부분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게 금융권의 일반적인 견해다. 특히 변동금리가 대부분인 신용대출은 기준금리가 오르면 금리가 동반 상승해 상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그렇다고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저신용자를 충분히 배려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고신용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초 기대와 달리 중금리대출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는 볼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자료에서도 이 같은 양상을 엿볼 수 있다. 지난 8월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고신용자(신용등급 1∼3등급) 대출비중은 87.5%로 국내 시중은행 전체의 78.2%보다 9.3%p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중신용자(4~6등급) 대출 비중은 11.9%로 국내은행 평균치보다 낮았다.

여기에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역시 평균 4.60%로 국내은행의 4.95%와 0.35%p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으며, 신용등급별로 따져도 1∼2등급을 제외하고는 인터넷은행이 다른 은행보다 금리가 더 높았다.

금융권에서는 중신용자에 대한 신용평가모델을 아직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서 인터넷은행이 고신용자 위주의 대출을 취급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점포 운영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특성상 인터넷은행이 기존 은행보다 더 큰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음에도 외형확대에만 치중하는 점에 대해 외부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초반 운영 행태가 도마에 오른 바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신용대출이 크게 늘어나고는 있지만 출범 초기인 만큼 아직 중심이 잡히지 않은 모습”이라며 “서민 금융 부담을 경감시키겠다는 설립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 등에 대한 보다 실효성 있는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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