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규모 주주배정 유증 마무리사업에 총력···전세대출 출시 계획도 흥행몰이 불구 수익성 확보는 불투명 연체율 등 리스크 관리체계 구축 관건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카카오은행은 이날 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당 유상증자를 마무리짓는다. 앞서 자본금을 8000억원으로 늘린다는 이사회 결정에 따라 한국투자금융지주, 국민은행, 카카오 등 주주가 모두 청약서를 제출했으며 예정대로 주금을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자 효력은 6일부터 발생한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2주 만인 지난 8월11일 돌연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서비스 시작 이후 자산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신규 서비스·상품 출시 등을 위해 선제적인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7월27일 영업에 돌입한 이래 간편한 가입절차와 최저금리 2.85%의 신용대출을 무기로 흥행몰이를 이어갔다. 출범 한 달째인 지난달 27일 기준으로는 누적 계좌개설 307만건에 여신 1조4090억원(잔액 기준), 수신 1조9580억원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급격한 성장은 곧 문제로 이어졌다. 카카오뱅크는 서비스 첫 날부터 접속장애로 한바탕 곤혹을 치렀으며 아직까지도 각종 대출·상담 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카카오뱅크는 대출 신청이 대거 몰리자 건전성을 우려한 나머지 ‘마이너스 통장대출’의 한도를 축소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번에 대규모 증자를 성사시킴으로써 각종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 일단 카카오뱅크 측은 늘어난 자본금에 힘입어 사업을 안정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추후에는 지연되고 있는 대출 서비스를 정상화하는 것은 물론 현재 준비 중인 전세자금 보증 대출 등 신상품 출시에도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금융권 전반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사업성에 여전히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성장세를 감안했을 때 또다시 자본 확충을 도모해야할 가능성이 높고 신용대출에만 의존해 수익구조가 취약하다는 이유에서다.
카카오뱅크는 올 상반기 18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영업을 시작해 상반기엔 별다른 수익이 없었던 반면 판매관리비와 기타 영업 비용 등에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손실을 냈다. 이 같은 추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이 꾸준히 발생하는데다 새로운 서비스 준비 과정에서도 시스템 구축에 자금을 들여야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과 비교해 예대마진이 적으며 각종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신용평가 모델 등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않는다면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출범 1개월이 지나면서 초기에 집행된 대출의 이자가 납부되기 시작한 가운데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직 관련 이슈가 불거진 것은 아니지만 출범 초반 여신 규모의 급격한 확대로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대규모 유상증자로 급한 불은 껐지만 한동안 적자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가 관건”이라며 “수익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다음 자본 확충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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