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찬 명예회장부터 이웅열 회장까지 2대 보좌회장 비서실 이후에도 주력 계열사 CEO 잇따라 거쳐이 회장 장남 이규호 상무 승진 맞물려 역할론 부각
특히 이번 인사에서 이목을 끄는 대목은 안병덕 코오롱 대표이사의 그룹 부회장 승진이다. 코오롱그룹에서 부회장이 임명된 것은 9년만이다. 계열사 관리는 물론 그룹의 대내외 업무를 조정하고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향후 코오롱그룹 승계 작업에 안 신임 부회장이 맡을 역할에도 주목하고 있다. 1957년 서울 출생으로 지난 1982년 코오롱 상사에 입사한 그는 1987년부터 1998년까지 회장 비서실에서 근무하며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부터 이웅열 코오롱 회장까지 2대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만큼 그룹 내에서는 이웅열 회장 ‘복심’으로 분류된다.
특히 안 부회장은 1996년 이웅열 회장이 그룹 총수로 취임하기 전 경영수업을 받는 과정을 그대로 목격한 인물이다. 이 회장 취임 이후에도 98년까지 회장 비서실장을 수행한 그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 코오롱건설 사장,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 등 핵심 계열사들의 CEO를 잇따라 역임해 그룹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때문에 일찍부터 향후 그룹 승계를 보좌할 주요 인물 가운데 하나로 분류되기도 했다.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하는 코오롱그룹은 이 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 상무로의 경영승계가 확실시된다.
안 부회장의 승진과 맞물려 규호씨가 상무로 승진하며 지주사인 ㈜코오롱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그룹 입사 후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등 주력 계열사를 거친 이 신임 상무는 임원 승진 2년 만에 지주사로 이동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현재까지 코오롱그룹의 승계작업 진행률은 사실상 ‘0’에 수렴한다. 일단 이 회장의 나이가 대기업 총수로 젊은 편에 속하고 그룹을 장악하기 위한 지분 이전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코오롱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상대적으로 빨리 진행됐다는 점에서 언제든지 구체화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1957년 회사를 설립한 이원만 창업주는 20년 뒤인 1977년 장남인 이동찬 명예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고 이 명예회장이 이웅렬 회장에게 그룹 경영을 맡긴 것 역시 19년 뒤인 1996년이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경영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승계 시나리오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주력계열사들을 모두 섭렵한 만큼 예상보다 빨리 승계작업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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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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