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타운 불과 500미터 거리 스타필드 구월점 조성지역 특성 살려 ‘꼭 들르고 싶은 공간’ 만들겠다 야심
불과 500미터 거리에 롯데타운의 대항마를 만들어 20년 일궈 놓은 인천 상권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정 부회장이 매입한 부지 규모는 롯데타운의 초대형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노하우와 감각 있는 센스를 동원해 가장 실속 있는 점포를 오픈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작지만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디자인 전술을 펼쳐 놀거리 즐길거리 풍부한 테마 쇼핑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수 년 간 인천 지역에서 골머리를 앓았다. 먼저 부천에 스타필드 건립 하려던 그의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상권 침해를 주장하며 거세게 반발하는 인근 상인들과 인천시와 부천시 간 갈등으로 샌드위치 처지에 놓인 채 눈치만 보다가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사업 자격 박탈 통보를 받았다. 인천터미널 신세계백화점은 롯데에게 빼앗겼다. 지난 20년 간 공들여 키운 인천 최대 상권을 경쟁사에 넘겨주게 된 것이다. 그나마 10년 전 부지를 매입한 청라의 사업 계획이 우여곡절 끝에 승인을 받아 스타필드 청라점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신세계는 인천시가 재정난 타계를 목적으로 인천터미널 부지를 롯데 측에 팔아넘기는 뒷통수를 맞은 후 어안이 벙벙했다. 팔아넘긴 곳도 하필 경쟁사 롯데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상도의상 문제가 있는 결정이었다. 이에 최대한 인천터미널에서 영업할 수 있는 시간을 끌기 위해 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소송전을 펼쳤다. 예상대로 모두 패소하고 영업장을 내어 주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지난달 내려졌다. ‘버티기’ 작전은 여기서 끝났다. 롯데와 신세계는 타협점을 찾아 합의를 했다. 롯데는 신세계의 본관 임차 기간을 내년 말까지 연장해주고, 대신 신세계는 13년 남은 신관 영업권을 조기에 롯데에 넘기기로 합의를 한 것이다.
신세계와 롯데가 이런 전쟁을 벌이는 사이 정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이마트를 통해 인천도시공사로부터 구월보금자리지구 내 3만3000㎡부지 약 1만평을 사들이고 대형 쇼핑센터를 짓는다는 승인을 받았다. 이 지역은 구월보금자리 주택지구(인천 광역시 구월동 1549)로 선수촌 아파트 단지 바로 부근이다. 인천터미널에서 불과 500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가 확보한 부지는 이전 오픈한 스타필드 하남이나 고양점보다 규모가 작아 이마트타운을 건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부천시에서 성공시키지 못한 스타필드를 선택했다.
향후 적진의 영토가 크게 조성될 지역이지만 세련되고 신세계만의 고급스러움을 살린, 알차고 실속 있는, 대중들이 원하는, 그런 공간을 만들어 알짜 상권을 되찾겠다는 심산이다. 이는 인천 지역에서 수년 간 고통 받았던 그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정 부회장은 경쟁사에 비해 가장 큰 취약점으로 꼽히는 규모의 약점을 이겨내기 위해 창의적인 공간 활용 전략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구월점 건물 구조는 하남점이나 고양점과는 조금 다르게 설립될 예정이다. 기존 스타필드가 층수를 지하 1층~3층으로 낮게 만들고 옆으로 길게 늘어뜨린 디자인이었다면 구월점의 경우 지하 8~9층까지 지하주차장 공간을 확보해 4000대 이상 동시 주차를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또 높이는 7층~8층까지 높게 올려 최대한 영업 공간을 활용할 생각이다. 또 롯데타운에 들어설 롯데시네마와 겨를 수 있는 영화관도 입점 시킬 예정이다.영화관도 그냥 평범한 영화관이 아닌 누구나 한번은 꿈꿔봤던 이색적인 상영관을 만들어 선보일 계획이다.
아직 구월 프로젝트가 초기 단계에 있어 어떤 디자인 콘셉트로 들어설 지 구체적인 계획을 알 수는 없지만 향후 이 지역에 롯데타운과 스타필드가 모두 개장하게 되면 되면 인천지역 상권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연매출 8000억을 올려주는 황금 점포를 빼앗기고 부천 백화점 건립 계획까지 물거품 되면서 어떻게든 이마트가 확보해 놓은 부지를 활용해 인천 상권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큰 것 같다”며 “정 부회장의 유통 노하우를 담아 전략적으로 고객 집객 작전을 펼치면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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