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황 회장이 최근 기자들과 만나 연임을 포기한다는 입장을 공식화 하면서 “현 정부의 결이 안 맞다”며 비판적 발언을 쏟아내면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황 회장은 “현 정부를 꾸리고 운영하는 분들과 제 가치관이 조금 다르다. 건의사항이 통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실제 지난 금요일 자본시장법 개정 통해 기업신용공여 한도 200%로 늘리는 방안도 겨우 통과했는데 그 과정이 정말 쉽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스스로를 외교상 기피인물을 뜻하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라고 지칭하며 “현 정부에서 나는 척결 대상까진 아니지만 그리 환영받지는 못하는 존재”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는 노골적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황 회장의 이런 태도에 대한 업계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이미 다 누릴 것을 누린 분이 마지막에 와서 개인적인 불평을 토로했다”는 게 언짢다는 분위기다.
증권업계, 자산운용업계, 선물업계 등 국내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하는 협회장 자리는 금융당국에 정책을 건의하며 회원사의 투자규정 등을 자율적으로 감독하고, 장외 채권시장과 한국장외주식시장(K-OTC) 운영도 주관한다. 이들 160여개의 회원사들이 낸 회비(약600억원)로 운영되며 이 중 금투협회장 연봉 지출은 약 5억원에 달한다. 이는 이미 2014년 국정감사에서도 아무런 수익을 내지 않는 금투협의 회장에게 너무 고액 연봉을 지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또 그만큼 협회장 자리는 인기가 있고, 경쟁이 치열하기도 하다. 실제 황 회장이 연임 의사를 포기하자마자 굵직한 전 증권업계 대표 출신들이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며 협회장 자리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떠날 때는 말없이’라는 유행가 가사가 있다. 떠날 때는 조용하면서도 멋있게 한편으로는 아름다운 퇴장을 하면서 새로움에 대한 무한한 의미를 응축하면서 조용히 길을 열어 옆으로 비켜서는 여유로움이다.
어차피 정부의 눈치를 보고 협력해야 하는 관계라면 황 회장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 멈추고 말 없이 떠나는 게 맞다. 이런 말들이 계속되면 계속될수록 향후 후임 회장을 비롯해 금투업계에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황 회장의 마지막 모습은 진정 아름답길 바란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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