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보험사와 1180억 부채이전 계약계열사 등 한국계 우량물건 인수 집중
삼성화재는 앞으로 한국계 우량 물건 인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삼성전자 등 계열사 물건에 의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21일 미국 재보험사 카탈리나홀딩스와 1180억원 규모의 미국지점 부채이전(LPT)계약을 체결했다.
LPT는 과거 인수한 계약을 100% 재보험 방식으로 출재하는 것이다. 주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활용하는 재보험 기법이다.
이에 따라 미국지점이 그동안 인수한 현지 물건 보험부채가 100% 재보험사로 이전돼 향후 추가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재보험사가 손실을 떠안게 됐다.
삼성화재는 앞서 미국지점이 그동안 인수한 현지 물건 보험부채를 이전키로 하고, 미국 감독당국에 승인을 신청했다. 당초 계약 규모는 1200억원으로 추산됐으나, 실제 계약 과정에서 20억원 줄었다.
삼성화재 미국지점은 지난 2012년부터 현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재물보험, 일반배상보험, 산재보험 계약을 인수했다. 그러나 보상 처리 과정에서 소송 장기화, 손해사정비용 급증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2011년 6월 설립된 미국지점 관리법인의 영업수익은 2015년 162억원에서 2016년 154억원, 올해 1~3분기(1~9월) 91억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신규 시장에 대한 충분한 준비 없이 초기 외형 확대에 치중해 손해율 악화로 손실이 누적됐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지난 10월 안정적 수익구조 마련을 요구하는 경영유의사항 1건을 삼성화재에 통보한 바 있다.
이 같은 삼성화재 미국지점의 위기는 미국지점 부실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KB손보의 경고를 무시한 데서 비롯됐다.
KB손보는 지난 2015년 미국지점이 현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판매한 배상책임보험의 손해가 누적돼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이후 본사는 미국지점 지급준비금 적립과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 회복에 약 2300억원의 자금을 쏟아 붓느라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삼성화재 역시 미국지점 LPT계약 금액이 국내 보험회계기준에 따라 올해 12월 결산 시 일시에 손실로 반영된다.
삼성화재는 뒤늦게 KB손보와 마찬가지로 미국지점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한국계 우량 물건 인수에 집중키로 했다.
물건의 위험을 사전 검증해 손실을 최소할 수 있는 한국계 기업의 물건을 위주로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상품을 수출하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물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삼성화재는 미국법인 관리법인 설립 이전 특정 관리회사를 지정하고, 삼성그룹 관계사 물건을 중심으로 영업을 했다.
금감원은 경영유의사항 통보 당시 “현재 추진 중인 사업구조 개편의 차질 없는 수행과 향후 안정적인 수익구조 마련을 위한 선별 인수 방안 등 합리적이고 실효성 있는 경영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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