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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후에도 빚 6조···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라

[광물공사 통폐합]통합 후에도 빚 6조···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라

등록 2018.03.05 15:26

수정 2018.03.05 15:32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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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TF, 오늘 권고안 발표··· 광해공단과 합병 가닥자본 잠식 면하지만 통합기관에도 부채 넘어가 우려 여전히 정부 지원 필요 ‘고육지책’이란 비판 면치 못해

해외자원개발 혁신TF<제공=연합>해외자원개발 혁신TF<제공=연합>

무리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통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합 이후에도 여전히 정부의 지원이 필요해 빈대 잡으려다 초가 삼간 태우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인 ‘해외자원개발 혁신 TF’는 이날 오후 4시 TF 전체 회의를 열고 광물자원공사 구조조정 방안을 정부에 권고한다.

현재 광물자원공사는 해외자원개발 사업 부실로 차입금 규모가 5조원을 넘는 등 자본잠식 상태다.

광물공사는 2014년 말 이후 자원가격 하락으로 해외 보유 자산 가치와 수익이 급감해 부채비율이 급증했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조직을 줄이고, 해외자원개발도 축소했지만 당장 올해부터 부채 상환과 기관 운영에 필요한 자금 조달마저 어려운 처지다.

그동안 TF는 광물자원공사의 청산, 기능 축소, 다른 공사와의 통합 등을 논의했다.

앞서 TF 위원장인 박중구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지난달 13일 기자간담회에서 “광물공사는 유동성 위기를 여러 방법을 통해 극복하겠다고 하지만 어려운 데다, 올해 해결돼도 내년 이후 계속되는 문제가 있다”며 “특단의 조치 없이 극복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회 본회의에서 광물공사의 법정자본금을 2조원에서 3조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이 담긴 ‘광물공사법 개정안’이 표결에 부쳐졌지만 부결되기도 했다. 이후 정부는 광물공사를 파산시키는 방법도 고려했지만 다른 공기업에 충격을 줄 우려 때문에 무산됐다.

오늘 회의에서는 광물자원공사를 광산피해 복구와 폐광지역 지원 등의 업무를 하는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통합하는 방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두 기관과 함께 한국석탄공사까지 통합하는 방안도 고려됐지만 석탄공사의 적자도 커서 배제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광해관리공단은 2016년 부채비율이 25%에 불과한 정도로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기관이라 두 기관을 통합할 경우 광물자원공사의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TF 권고안대로 두 공사가 합쳐지면 당장 숨통은 트이지만 통합 이후에도 여전히 정부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TF에 따르면 통합 전까지는 공사의 비핵심자산 매각 등의 방식으로 1조원을 마련해 차입금 일부를 상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공사의 총 차입금이 5조2000억원이고 올해 만기 차입금은 7403억원이다. 자체 자금조달에 실패하게 된다면 산업은행 등을 통한 정책금융 긴급지원이 뒤따를 수도 있다.

통합 완료 뒤 통합기관의 자산은 5조9690억원, 부채는 5조9021억원으로 자본이 668억원이 돼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통합기관에 이전되는 대규모의 부채에 대해서는 해외자산 단계적 매각과 정부 출자로 해소할 방침이라고 알려졌다. TF는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에 광물자원공사 해외자산 매각을 의뢰하는 방안을 내놓은 상태다.

그러나 2021년까지 계획대로 매각이 완료되더라도 2조8400억원의 부채가 남을 것으로 내다봤다.
TF는 대안으로 정부 출자나 기존 공사채를 국채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결국은 여전히 정부 지원히 필요한 셈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번 통합안이 고육지책이라며 비판했다. 정부 관계자는 “광물공사와 광해공단 통합은 향후 유동성 위험 문제가 다시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서 “향후 부채 상환과 부실자산 매각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통합기관의 미래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TF는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처리 방안도 이달 안에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3월 안에 두 기관 방문조사와 해외자산 경제성 평가를 마친 뒤 처리 방안을 발표하고, 부실 원인을 조사해 그 결과를 감사원에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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