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에 대해 “권오준 덮어 줄 사람”김영주 향해 “청와대가 자율성을 주니 말 안 듣는다”여권 실세 발언,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 급상승
홍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홍 원내대표는 그 자리가 ‘비보도(오프더레코드)’라고 인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홍 원내대표는 ‘작심 발언’을 잇달아 쏟아냈다.
그는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로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확정된 것에 대해 “권오준 회장이 자신의 문제를 덮어줄 사람을 고른 것 아니냐”며 “포스코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회장을 뽑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포스코 회장 선임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다. 홍 원내대표도 투명하지 못한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에 문제를 삼았다. 하지만 이날 발언은 회장 후보가 결정되고 난 뒤 당사자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까지 했다.
홍 원내대표가 직접적으로 해당 후보를 언급한 것을 두고 어떤 의도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홍 원내대표가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해당 후보가 권 회장과 연관이 있다는 지적일 수도 있다. 다만, 그가 어떤 이유로 연관성을 주장하는지는 알 수 없다.
정치권에서는 여권에서 원하는 포스코 회장 후보가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따라서 홍 원내대표의 발언이 그가 원하는 후보가 선정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 일 것이라는 추측도 할 수 있다.
이날 발언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김 장관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이다. 홍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부처의 자율성을 주고 있다며 노동부를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아무리 말을 해도 (김영주) 장관이 안 듣는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청와대가 (김영주) 장관에게 몇 번이나 최저임금 문제를 설명 좀 하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차관이 (국민들을) 이해시켜야 했는데, 몇 번 하라고 해도 안 한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불거진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논란을 두고 한 발언이다.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늘어나면서 노동계는 불만을 토로하며 국회에서 시위도 했다. 이에 국회에서 협상을 진행한 홍 원내대표에 대한 원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출신인 홍 원내대표이지만, 민주노총의 시위로 인해 홍 원내대표가 골머리를 썩었다. 특히, 지난 선거에서 홍 원내대표가 유세를 지원나가면 노동계 관계자들이 찾아가 항의 시위를 하곤 했다. 이처럼 홍 원내대표가 모든 책임을 떠안고 있으니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홍 원내대표는 정부도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특별히 발언을 내놓고 있지 않은 김 장관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보여 불만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가 어떤 생각을 가졌을지 몰라도 이러한 발언은 쉽게 해선 안됐다.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발언을 비보도하기로 약속했다고 할지라도, 기자들은 간담회에서 나온 주요 발언을 매체와 다른 기자들과 공유하는 게 일반적이다.
3선을 지낸 홍 원내대표가 이러한 언론계 생리를 모를 리 없을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발언이 당사자들의 귀에 들어갈 것을 예상했을 텐데, 쉽게 상대방을 저격한 꼴이 됐다.
홍 원내대표는 앞으로 재계와 노동계를 차례대로 만날 예정이다. 이런 일정을 앞두고 기업과 노동계 모두에게 불편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은 실수인지 아니면 의도된 포석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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