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거래소는 지난 2월 23일 코스닥 상장 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하면서 상장폐지 절차를 당초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시장위원회의 심의·의결 2단게 절차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의결 1단계로 단순화했다”며 “이 시행세칙은 상위 규정인 ‘코스닥 상장규정(제38조) 위반이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번에 상장폐지가 결정된 회사들은 모두 지난 3월 감사보고서 의견거절 등으로 ‘투자환기종목’으로 지정됐고, 반기보고서에서도 감사의견이 표명되지 않았다. 이는 코스닥 시장 상장규정 제38조 제2항 ‘하’ 호에 해당(4월 4일 개정)된다. 시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확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거래소는 하위 규정인 ‘시행세칙’ 에 의거해 형싱적 상장폐지라는 명목으로 ‘상장폐지 확정’을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의결로 끝냈다. 따라서, 시행세칙의 상위 규정인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 제38조’ 위반사항으로 동 폐지 결정은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상장 규정 제38조에서는 “각호에 해당하는 경우,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결과가 상장폐지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시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확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코스닥 퇴출 기업 11 곳은 지난 4월 4일 개정한 내용에 따라 시장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이번에 상장폐지된 11곳을 제외하면, 최근 3년간 재감사보고서 미제출로 상장폐지가 된 기업은 아이팩토리 단 한 곳이다. 반면 작년과 재작년 최초감사의견에 문제가 있었던 17개 기업 중 11개 기업은 감사의견을 ‘적정’으로 바뀌어 현재 정상적으로 상장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소가 이번 재감사보고서 미제출로 형식적으로 상장폐지한 것은 신중하지 못한 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의원은 거래소가 재감사보고서 제출에 “충분히 시간을 줬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감사보고서 미제출 시 최대 360일간의 개선기간을 주고 있어 최근 20년간 감사의견 거절로 상폐된 기업이 없다는 점, 일본이 경우 개선기간을 재량적으로 부여하고 있어 2013년 이후 의견거절로 상폐된 기업이 없다는 점 등을 들며 “거래소의 주장은 받아드리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거래소는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73조의 7에 의거해 상장폐지 시 투자자를 보호해야함에도 이에 대해 소홀히 해왔다”며 “90% 이상 주가가 하락하는 정리매매는 투자자보호 수단이 아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 거래소는 적시 공시 또는 투자주의 등 조치를 통한 상장폐지 경고 등이 필요하나 사전적 정보제공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대주주에 비해 정보 비대칭적인 상황에서 정보 열위에 있는 개인, 소액 투자자 등의 보호를 위해서는 사전 경고 등이 중요하나,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상장폐지심사 기능은 별도 기관에 이관해야 하며, 회계법인만 배불리는 비정상적인 재감사제도의 전면 재검토, 그리고 상장폐지 소송 관련해 거래소가 심사자료 등 충분한 자료를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며 “기업 불공정거래 행위의 과징금을 활용해 소액투자자를 위한 공익기금을 조성해 소송을 지원 등 제도 개선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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