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지분 10.81% 이어 한진 지분 8.03% 확보(주)한진 시총 5000억대 중반···투자대비 효과 커유휴자산 처분으로 자금 확보해 기업 가치 높일 전망 올 3월 주총서 기타 주주들과 경영 감시에 나설 수도
증권가에서는 KCGI가 저변을 넓히는 이유에 대해 올 3월 주총에서 펼쳐질 주주간 표대결을 앞두고 오너가를 압박하기 위함이란 분석이다. 또한 지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업 가치를 높이기 쉬운 한진을 선택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KCGI가 한진그룹 지분을 확보한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KCGI는 계열사 유한회사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한진칼 주식 532만2666주(1307억원어치)를 주당 2만4557원에 장내매수를 통해 취득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KCGI가 임기만료가 도래한 3인의 이사 공석에 대해 신규선임을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송지호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임기가 도래하지 않은 3인의 이사(사내이사 조양호, 사내이사 조원태, 사외이사 이석우)에 대한 해임건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 요건을 만족시켜야하는 사항이다.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보통결의사항인 이사의 선임, 배당의 결정 등의 안건에 대해 우선적으로 실행할 것”이라며 “이사의 해임이 가능한 수준인 주주총회 특별결의가능 수준이 되면, 사실상 회사의 중대한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KCGI 측이 우호지분을 끌어들여 감사직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자 한진칼은 단기차입금 1600억원을 늘려 자산을 2조원 대로 불렸다. 이를 통해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상근감사 대신, 대주주 의결권 제한 없이 뽑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꾸릴 수 있게 됐다.
이에 KCGI측은 “독립적 감사선임을 막기 위한 꼼수”라고 반발했다. 이후 한진칼 지분 1.81%(107만4156주)를 추가 매입하며 지분율을 10.81%로 끌어올렸다.
이어 지난 3일 엔케이홀딩스와 타코마앤코홀딩스, 그레이스앤그레이스 등 계열사를 통해 한진 지분 8.03%(96만2133주)를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KCGI는 투자목적에 대해 “회사 업무 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하면 임원 선임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KCGI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가에 직접 타격을 줄 수 있는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을 선택한 이유는 비용적 측면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는 ‘조양호 회장 일가→한진칼→대한항공 등 계열사’로 이어진다. 강도 높은 압박을 위해선 한진보단 대한항공의 지분을 사들이는게 효과적이다. 하지만 자금 부담으로 인해 시총 3조350억원 수준의 대한항공 지분을 매입하기 보단 5712억원인 한진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한진칼 지분 추가매입 당시 KCGI는 2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한진칼 주식 132만주(2.24%)를 상상인플러스와 상상인저축은행에 담보로 제공했다. 상법에 따라 지분을 추가 매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를 지양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KCGI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는 기업 지분을 처음 취득한 뒤 6개월 내에 1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한다는 상법에 따라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한진이 그룹 내 손자회사를 많이 거느리고 있다는 점과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타 계열사보다 수월하다는 점도 지분 매입 이유로 꼽힌다. 그간 강성부펀드는 주로 유휴자산 처분 등 기업 자금흐름의 효율성을 추구해왔다. 때문에 한진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해운 시절 각종 자산에 대한 매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올해 3월 이근희 상근감사의 임기가 만료되기에 한진의 기타 주주와 손잡고 경영 감시·관여에 나설 수도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기준 대한항공을 선택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택배사업의 경우 오랜만에 구조적으로 단가 변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고 지주인 한진칼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선 사업 가치가 올라야 하는데 가볍고 빠르게 가치를 올릴 수 있는 한진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KCGI가 아직 경영권과 관련된 언급을 하지 않아 향후 시나리오를 예상하기 쉽지 않지만 한진칼 입장에서는 경영권과 관련된 대비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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