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출장으로 반도체 사업 전략 구축 본격화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다음달 초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시안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시안공장은 2014년 완공된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공장이다. 이 부회장은 공사에 착수한 시안 2공장도 둘러볼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시안 2공장에 총 70억달러를 투자했다. 2공장이 생산에 들어가면 시안 공장의 생산능력은 월 2배 이상 증가한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세계 반도체 시장 둔화 우려에 따른 구체적 전략 수립이 주된 동기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5일 청와대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향해 반도체 경기에 대해 묻자 이 부회장은 “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답한 것도 이같은 연장선상에 있다는 해석이다.
일찍이 이 부회장은 비메모리 반도체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부회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 부회장은 연말 인사에서 승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경영전략 회의와 지난 4일 기흥사업장을 방문한 이 부회장과 함께 반도체 사업 전략에 심도 높은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부회장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함께 전장용 반도체, 센서,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반도체 시장을 창조해 나가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새해 첫 출장지가 삼성전자 반도체 주요 거래국인 중국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관세청이 발표한 ‘1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서 한국 전체 수출 비중의 21%에 이르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28.8%나 줄어들었다. 특히 지역별로 중국 수출이 같은 기간 22.5% 감소했다. 게다가 중국은 자국 기업을 지원해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중국제조2025’ 등 반도체 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의 반도체사업이 발전하고 있다하더라도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아직 크다는 평가가 우세하다”면서 “시안공장 방문은 이 부회장의 입장에서 보다 글로벌 위상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었다는 공감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최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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