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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산책서 오간 뼈있는 농담···이재용-최태원 ‘장군멍군’

靑 산책서 오간 뼈있는 농담···이재용-최태원 ‘장군멍군’

등록 2019.01.16 10:53

수정 2019.01.16 13:21

유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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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 공장 방문 제안에 대통령 “투자하면 가겠다”대통령 반도체 걱정에 “이제부터 진짜 실력 나오는 것”최태원 회장 “삼성이 이런 소리하는 거 제일 무섭다”이 부회장 “이런 영업 비밀을 말해 버렸네” 응수

문 대통령, 기업인과의 경내 산책. 사진=청와대 제공.문 대통령, 기업인과의 경내 산책.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대기업 총수와 중견기업인 등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2019 기업인과의 대화’를 가졌다.

이날 문 대통령은 “고용과 투자는 기업의 성장과 미래동력 확보를 위한 기반이며 동시에 국가 경제와 민생에 기여하는 길”이라며 기업에 적극적인 고용과 투자를 당부했다.

영비관에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끝나고 문 대통령은 일부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다.

산책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등 9명의 기업인이 함께했다.

특히 이들은 커피가 담긴 보온병을 들고서 청와대 영빈관에서 본관, 불로문, 소정원을 거쳐 녹지원까지 25분가량 함께 걸으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이어나갔다.

반도체 경기 등 경제현안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이들은 이날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을 기록한 가운데 산책이 이뤄졌기 때문에 미세먼지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문 대통령, 기업인과의 경내 산책. 사진=청와대 제공.문 대통령, 기업인과의 경내 산책. 사진=청와대 제공.

우선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삼성과 LG는 미세먼지 연구소가 있다고 한다”고 말했고 이어 이 부회장이 “공부를 더 해서 말씀드리겠다.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등 때문에 연구소를 세웠는데, 미세먼지 연구소는 LG가 먼저 시작하지 않았나”라고 설명했다.

이에 구광모 회장은 “그렇다. 공기청정기를 연구하느라 만들었다”고 대화를 이어 나갔다.

그러면서 대화는 건강으로 옮겨졌고 서정진 회장이 문 대통령에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나”라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못하는 거다. 그냥 포기한 거다”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를 들은 서 회장은 “대통령의 건강을 위해 저희가 약을 계속 대드릴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부작용 때문에 약을 잘 안 먹는다”라며 “가장 좋은 수면제는 졸릴 때까지 일하는 것”이라며 농담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또한 “세계 바이오 시장이 1천500조원 규모인데, 이 중 한국이 10조원 정도만 차지하고 있다. 삼성 등이 같이하면 몇백조원을 가져올 수 있다”며 “외국 기업들은 한국을 바이오산업의 전진기지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이공계 학생들 가운데 우수한 인재가 모두 의대, 약대로 몰려가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이제는 바이오 의약산업 분야의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겠다”고 진단했고 이어 서 회장은 “헬스케어 산업이 가장 큰 산업이다. 일본은 1년 예산의 30%를 이 분야에 쓴다”고 답했다.

아울러 서 회장은 그러면서 “외국 기업이 한국과 같이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은 일하는 스타일 때문”이라며 “대통령께서 주 52시간 정책을 해도 우리 연구원들은 짐을 싸 들고 집에 가서 일하고서, 양심고백을 안 한다”며 농담을 건네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SK 최태원 회장도 함께 산책을 이어 가는 도중 두 재계 대표가 나눈 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이 문 대통령에게 “지난번 인도의 삼성 공장에 와주셨지만, 우리 공장이나 연구소에 (다시) 한번 와주십시오”라고 제안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죠”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을 향해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어떤가”라고 질문했다.

이 부회장은 ‘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대화를 듣던 최태원 회장은 “삼성이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이 제일 무섭다”라고 농담을 건냈다.

이 말을 들은 이 부회장은 최 회장 어깨를 툭 치면서 “이런, 영업 비밀을 말해버렸네”라고 말하며 대화를 이어나가기도 했다.

뉴스웨이 유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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