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고위 관계자 “참여 사실상 불가능”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진행 중 여력 없어
11일 익명을 요구한 삼성중공업 고위 관계자는 뉴스웨이 취재진과 전화통화에서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이 대우조선 인수 제안을 해왔지만 이를 정식으로 거부할 것이라는 의미다.
삼성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제안 거부 방침은 시장에서도 예상했던 결과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 인수를 타진할 여력이 없다. 회사는 2017년 4분기부터 5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그룹내 16개 상장사 가운데 유일한 적자기업이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수주조차 지지부진하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2014년부터 2016년 수주절벽 등으로 인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때문에 대우조선 인수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기는 부담이 크다.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도 대우조선 인수 제안을 거부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작년 10월말부터 인수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삼성중공업은 제안서를 받아든 지 3주가 채 안됐다.
수조원의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펼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인수 구조 구성과 협상안 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삼성중공업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룹의 지원을 요청해 볼 수 있지만 이 역시 녹록치 않다. 삼성그룹은 현재 핸드폰, 반도체, 바이오 등 현재의 먹거리와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그룹 수뇌부 입장에서는 노동 집약산업인 조선소에 투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삼성테크윈 등 방산 및 화학 계열사를 한화에 매각한 것만 보더라도 삼성중공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그룹에서 중공업에 대한 투자 및 사업 확장에 관심이 없다고 외부에 표면적으로 드러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아직 대우조선 인수 제안을 받고 현재 검토중으로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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