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홈플러스리츠·현대오일뱅크 연내 상장 무산교보생명도 상장 여부 불투명···2년 연속 대형 IPO 부재
연초부터 현대오일뱅크, 홈플러스리츠에 이어 이랜드리테일까지 조단위 대형 IPO가 줄줄이 철회되며 작년에 이어 올해 IPO시장에서도 대어급의 상장이 전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이랜드그룹은 이랜드리테일의 유가증권시장 IPO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대신 약속한 기한에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회수를 위해 이들이 보유한 이랜드리테일 지분 46%를 매입할 예정이다.
이랜드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주식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이랜드리테일이 추진하던 상장절차에도 불확실한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투자자들과 협의 해 연내 추진 하던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절차에 앞서서 일단 자기주식 매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2014년, 2017년에 이어 세 번째 IPO 도전이 무산됐다.
홈플러스리츠도 이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철회했다.
홈플러스리츠는 공모 희망가(4530원~5000원)를 기준으로 1조5000억원~1조7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었으나, 해외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리츠 측은 “보통주에 대한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시행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초에도 공모규모가 2조원에 달하는 현대오일뱅크가 상장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1월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19.9%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에 매각하며 상장이 일단 연기된 상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앞두고 정부의 감리 기간이 길어지는 과정에서 아람코 측이 투자 목적으로 요청을 해온 사안이어서 상장 전 지분매각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 현재 남아있는 대형 IPO 중 교보생명도 재무적투자자(FI)와 갈등으로 연내 상장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잇따라 상장 철회 기업이 나오고 있다. KTB투자증권의 종속회사인 KTB네트워크가 최근 상장을 철회했고 골프장 관리업체 KMH신라레저와 툴젠, 로보쓰리 등도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포기를 선언했다.
창업투자사 KTB네트워크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지난해 11월1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주식시장 침체에 기업공개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코넥스 상장 기업들의 코스닥 이전 도전도 무산되고 있다. 툴젠은 작년 8월 코스닥 예비상장심사를 청구했으나 최대주주인 김진수 전 서울대 교수가 국가지원으로 개발한 유전자가위 크리스퍼 원천기술을 가로챘다는 논란이 커지며 상장심사가 연기됐고 결국 자진 철회했다.
코넥스 상장사인 지능형 로봇 전문업체 로보쓰리도 지난 2월 심사를 자진철회했다. 성장성 특례상장을 진행했던 로보쓰리는 향후 사업의 지속성 부문을 보완한 후 연내 코스닥 상장을 재추진 할 예정이다.
잇단 상장 철회에 지난해에 이어 IPO시장 공모금액은 2년 연속 쪼그라들 전망이다.
지난해 IPO 회사는 총 77개사로 2017년 대비 15개사가 증가했으나 코스닥 회사 위주로 증가하며 공모금액은 2017년 7조8000억원에서 2018년 2조6000억원으로 무려 5조2000억원이 감소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미드스몰캡팀장은 “홈플러스리츠가 상장을 철회하며 다른 업체들에게도 위화감을 준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영향은 좀 더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적으로 4~5월은 상장 비수기인 만큼 잠시 주춤한 모습은 있으나 1분기에 상장한 업체들을 살펴보면 공모 후 주가흐름이라던가 공모 당시 경쟁률이 나쁘지 않았다”며 “시장이 좋지 않다고 보긴 힘들고 대어를 제외한 기업들의 상장은 무리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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