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경기선행지수 9개월째 하락···OECD 21개월만에 반등재고 감소 등 통계청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항목 개선된 영향“코스피·장단기 금리차 양호해 반등 국면 이어질 것으로 기대”
지난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4포인트 하락한 98.7을 나타냈다. 6개월 이후 경기흐름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3포인트 떨어져 98.3까지 내려갔다.
두 지표 모두 9개월 연속 동반 하락한 것으로, 이는 1970년 1월 통계작성 이래 처음이다. 지난달 생산, 소비, 투자 등 3대 경제지표도 일제히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전(全) 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계열)는 전달보다 1.9% 감소, -2.1%였던 2013년 3월 이후 5년 11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줄었다.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은 전달보다 0.5% 줄어드는데 그쳤지만,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10.4%나 줄어 -11.0% 줄었던 2013년 11월 이후 5년 3개월만에 최대폭을 줄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을 두고 OECD가 산출한 경기 선행지수는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지난 12일 OECD는 지난 1월 우리나라의 경기선행지수(속보치)가 98.96으로 전월(98.87)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21개월 만에 반등세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졌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선행지표다. 100을 넘으면 경기 상승, 100 이하면 경기 하강 신호로 해석한다. 이번에 반등하기는 했지만 한국 CLI는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통계청과 OECD의 두 지표가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근본적 이유는 지수 구성 항목에 있다.
통계청 경기선행지수의 경우 총 9개의 변수(구인구직비율, 재고순환지표, 소비자기대지수, 기계류 내수출하지수, 건설수주액, 코스피지수, 장단기금리차, 원자재지수, 수출입물가비율)를 이용한다.
반면 OECD 경기선행지수에서 우리나라 지수는 6개의 변수(업황, 코스피 지수, 재고순환지표, 재고량, 장단기 금리차(3년물-1일물 금리), 순교역조건)만을 본다.
지난 1월 OECD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한 것은 통계청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항목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반등을 이끈 것은 재고감소 및 재고순환지표 개선, 코스피 상승 등이 주요 원인이다. 재고가 0.23포인트, 재고순환지표가 0.03포인트, 코스피 상승이 0.01포인트로 각각 개선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국내 선행지수와 달리 OECD는 제조업 경기전망과 자본재재고지수를 사용하고 있다”며 “제조업 경기전망이 플러스가 되고, 자본재 재고가 줄어 이를 역으로 환산한 수치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OECD 지수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국내 지수에는 포함된 항목(구인·구직 비율)이 감소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OECD 선행지수를 더 눈여겨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OECD 경기선행지수에 기대를 가져볼 만 하다”며 “중국 지수가 한 달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왔는데, 2월 지수는 증시 거래량을 고려하면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 유럽 쪽도 올라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행지수 세부 항목 중 코스피와 장단기 금리차가 선행지수 반등에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 항목의 현재까지의 흐름이 양호하기 때문에 선행지수 반등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은 오는 9월을 목표로 선행지수 작성 방식을 개편할 방침이다. 경제구조 변화를 고려해 구성 지표의 경기 대응력이 적절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재평가할 계획이다. 통계청의 선행지수는 ‘동행지수’에 따라잡히는 등 예측력에 문제를 보인 적이 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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