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계 관계자들과 수출 규제 대응책 논의현지 논의 내용은 오리무중···삼성 측도 함구재계 안팎서 기대 크지만 한계 있다는 지적도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후 8시 55분께 전세기 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 부회장은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한 소재 수출을 규제한 이후 관련 대체재 마련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7일 일본으로 떠났다.
당초 예상보다 긴 일본 체류 일정을 마친 이 부회장은 입국장 도착 직후 현지에서 누구를 만났고 무슨 방안을 논의했으며 논의 성과가 있었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조용히 공항을 떠났다.
이 부회장은 일본 도착 다음날인 지난 8일부터 일본 경제계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났다. 당초에는 짧은 기간에 많은 일본 경제계 관계자들을 만나 묘책을 찾은 후 지난 9일에 귀국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귀국일은 미뤄졌고 지난 10일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30대 그룹 총수들과의 간담회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 부회장을 대신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1일에도 일본에 머물렀고 결국 12일 저녁에야 귀국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일본을 찾은 이 부회장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의 할아버지인 호암 이병철 창업주와 아버지 이건희 회장 등 삼성 오너 일가가 대대로 일본 경제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만큼 민간 차원의 대안 도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됐다.
현지 외신에서는 이 부회장이 대형 은행 관계자와 만나고 반도체 제조사나 소재 관계사 등과 협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구체적으로는 삼성의 일본 최대 거래처인 스미토모 경영진과 면담이 이뤄졌을 것으로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과거 이건희 회장 때부터 삼성과 거래한 인연이 오래 된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스미토모화학으로부터 이번 수출 규제 품목에 해당된 반도체 공정소재 포토레지스트(감광액)와 플루오린폴리이미드(디스플레이패널부품)를 공급받고 있다. 특히 플루오린폴리이미드는 삼성전자가 출시를 앞둔 갤럭시폴드 화면에도 쓰인다.
그러나 이번 방일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세부적으로 어떤 성과를 거둬서 돌아왔는지는 상세하게 확인된 바가 없다. 삼성 측에서도 이번 방일 내용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정부가 관여하지 않은 기업인들 간의 협의를 통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재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이번 수출 규제 강화를 국가 안보 관련 조치임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일본 기업도 상당한 부담을 안고 이 부회장과 만났을 것으로 보인다.
방일 일정을 마치고 귀가한 이 부회장은 오는 13일부터 삼성의 주요 국내 사업장을 찾아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임원들과 대책 회의를 열 전망이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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