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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日 라인 풀가동···위기론 ‘일파만파’

이재용 부회장, 日 라인 풀가동···위기론 ‘일파만파’

등록 2019.07.08 10:55

수정 2019.07.08 11:32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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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저녁 직접 일본행···재계 인맥 총동원“기본적으로 정치 문제···운신의 폭 좁아”10일 예상 ‘청와대 간담회’ 참석도 미지수

이재용 부회장, 日 라인 풀가동···위기론 ‘일파만파’ 기사의 사진

일본 아베 정부의 ‘반도체 몽니’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현장을 직접 찾았다. 이 부회장이 주말에 급히 일본을 찾은 만큼 재계에선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사태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저녁 6시40분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예정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계 총수 면담에도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긴급 출장’ 형식으로 일본으로 날아간 셈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저녁 9시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해서도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삼성전자도 이 부회장 관련 일정엔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긴급 상황’으로 인지하고 사실상 일본 인맥을 총동원한 것으로 봤다. 부친 이건희 회장 때부터 구축한 일본 재계 인맥을 만나 의견을 나누고 조언도 들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 부회장 또한 일본 게이오기주쿠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아 일본어에 능통하며 지난 5월에도 도쿄에서 현지 양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NTT도코모와 KDDI 경영진을 만났다. 최근 방한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도 따로 ‘승용차 동승’ 회동을 하는 등 일본 재계 인맥이 두텁다.

그러나 현재로선 한일 양국의 정치 문제가 기본 뼈대를 이룬 사안이어서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재계 관계자는 “양국 정부 간에 정치적인 문제가 얽혀 있는 사안이어서 이 부회장의 운신의 폭이 넓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어떻게든 일본 현장에서 직접 부딪혀 해결 실마리를 찾기 위해 인맥을 풀가동하는 등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이 부회장의 출국 이후 셈법 계산이 한창이다. 지난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플루오드 폴리이미드(디스플레이 패널부품) ▲포토리지스트(반도체 회로도부품) ▲에칭가스(반도체 세척용 고순도불화수소) 등 3개 품목에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를 발표했을 때만 해도 ‘국산화’ 긍정론이 싹텄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직접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위기론이 피어올랐다.

특히 시장 분석에 따르면 불화수소 ‘에칭가스’는 약 50%를 일본 스텔라, 모리타, 쇼와덴코 등 3사에서 납품받고 있다. 이들 소재는 재고를 축적하기 어렵다는 특징도 있다.

반도체 웨이퍼에 칠하는 감광액 ‘포토리지스트리’도 100% 일본 JSR, TOK, 스미토모, 신에쯔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로선 국산 제품의 품질이 떨어져 대체하기 어려우며 상황에 따라 TOK의 송도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을 활용하거나 미국 다우에서 일부 대체품을 받는 방안이 거론된다.

한국무역협회는 ‘일본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관련 통계’에서 “리지스트, 에칭가스, 플루오드 폴리이미드 3개 품목의 대일 수출 의존도는 각각 91.9%, 43.9%, 93.7%”라며 “특히 에칭가스의 대일 수출 의존도는 2010년 72.2%에서 2019년 1~5월까지 43.9%로 낮아진 반면 리지스트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참에 인수합병(M&A)과 기술 구매로 일본 의존도를 낮추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장 일본 정부 눈치를 보느라 수출 신청에도 벌벌 떠는 일본 기업들이 여기에 응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 부회장의 귀국 일정은 오는 9일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그만큼 일본 일정도 짧고 숨 가쁘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은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일 청와대에서 30대 그룹 총수들과 간담회를 준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이 부회장의 참석 여부도 불투명하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청와대 간담회에도 참석하지 않고 일본에 계속 머물 것이란 얘기도 파다하다”며 “상황이 그만큼 급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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