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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인터넷뱅크 못하겠다”···토스 대표는 왜 금감원을 공개 저격했나

[이슈분석]“증권·인터넷뱅크 못하겠다”···토스 대표는 왜 금감원을 공개 저격했나

등록 2019.09.18 17:46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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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 핀테크 간담회서 ‘작심 발언’“감독기관과 얘기하면 진행되는 게 없다”‘자본적정성’ 증권업 인가에 영향 미친듯 “5년 연속 적자···금융업 부적절” 지적도

사진=비바리퍼블리카 제공사진=비바리퍼블리카 제공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가 증권업과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접겠다는 폭탄 발언을 쏟아냈다. 정확히는 감독당국의 과도한 요구로 더 이상 추진이 어렵다는 얘기였는데 은성수 신임 금융위원장 앞에서 금융감독원을 공개적으로 저격한 셈이라 한바탕 설전이 예상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승건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핀테크 스케일업 현장간담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증권업 진출을 준비 중인 가운데 금융당국이 우리가 수행할 수 없는 안을 제시했다”면서 “수백억원을 투입하고 인재도 채용했지만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한 규정에 따른 게 아니라 정성적 이슈”라면서 “증권업 진출을 막은 문제가 인터넷은행에도 똑같이 적용돼 이대로라면 이 분야 진출도 멈출 수밖에 없다”며 목소리를 높기도 했다.

이승건 대표의 날선 발언이 향한 곳은 금감원이다. 지난 5월 비바리퍼블리카의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신청한 뒤 줄곧 기다려왔으나 금감원 측의 추가 자료 요구로 심사 기간(2개월)을 넘긴 지금까지도 결과를 받아들지 못하고 있어서다.

실제 이승건 대표는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함께한 토론회에선 직접적으로 유감을 드러냈다. 금융위원회와 얘기할 땐 진심 어린 조언과 도움을 받는다고 느끼지만 감독기관과 얘기하다 보면 진행되는 게 없다고 그는 주장했다.

세부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금감원 측이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 때 표출된 문제를 증권업 심사에서도 똑같이 걸고넘어지자 이승건 대표가 불편한 감정을 호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돌아보면 ‘토스뱅크’의 예비인가 실패에 결정적 역할을 한 외부평가위원회가 금감원 산하 자문기구여서 당시 금감원이 핀테크 육성 정책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도 나왔던 터였다.

하지만 당국이 ‘토스뱅크’의 예비인가 신청을 불허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지배주주 적합성과 자금조달능력을 아우르는 ‘안정성’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비바리퍼블리카가 60.8%를 출자하기로 하며 ‘금융주력자 논쟁’을 불러온 것부터가 문제였고 컨소시엄 내 벤처캐피탈 3사에 대한 높은 의존도 역시 우려스런 부분으로 지목됐다.

특히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3년 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 가운데 벤처캐피탈 3사가 실패 시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는 ‘엑시트 조항’을 요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경영진 간 갈등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최악엔 무리한 투자금 회수로 은행 자체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게다가 비바리퍼블리카의 재무상황을 감안하면 금융업을 맡기엔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상당한 자본금이 요구되는데 5년 연속 적자를 낸 스타트업이 이를 충당하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앞선다.

실제 이 회사는 2016년 227억원, 2017년 391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44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달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6400만달러(약 77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지만 증권이나 은행업을 영위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들어 비바리퍼블리카는 ‘4000억원 규모’의 LG유플러스 PG사업부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때문에 이승건 대표의 이번 발언을 놓고 일각에서는 다소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흘러나오고 있다. 금융업 진출을 추진하기에 앞서 자금조달능력을 키우는 등 그에 걸맞은 자격과 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금감원이 전적으로 옳았다는 것은 아니다. 그간 과도한 요구로 금융권 혁신을 저해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비바리퍼블리카 측이 발을 빼려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당장 10월에 재개될 ‘인터넷은행 인가전’은 흥행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이와 관련 비바리퍼블리카 측은 “금감원이 요구한 ‘정성적 이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면서 “증권업 추진 과정에 어려움이 많다는 대표이사의 심정으로만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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