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기대감에 주가 연초대비 66% 급등日 불매운동 영향···맥주·소주 동반 반사이익테라 흥행에 맥주사업 5년만에 흑자전환 가능성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지난 18일까지 하이트진로에 대한 종목 분석 보고서를 낸 9개 증권사 중 과반이 넘는 6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목표주가를 유지한 증권사 중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도 각각 9월말과 10월초에 목표주가를 이미 한차례 상향했다. 사실상 9개 증권사 중 8곳이 눈높이를 올린 것이다.
주가 역시 높아진 기대치에 부합하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6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트진로는 전일보다 3.44%(900원) 오른 2만7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초(1만6300원) 대비로는 65.95%가 급등했다. 지난달 26일 KB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2만4000원)는 이미 넘어섰다.
하이트진로는 하반기 맥주와 소주 점유율이 동반 상승하며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2020년 예상 점유율은 맥주 40%, 소주 6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김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주류기업의 점유율 확대는 실적 성장의 핵심요인”이라며 “투자판단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과거 2005년 점유율 상승기를 살펴보면 맥주 점유율은 57%였고 진로소주 인수로 소주 점유율도 55% 달성하며 기업가치는 4조5000억원에 도달했다”라며 “내년 예상 순이익은 1042억원, 기업가치는 2조4000억원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맥주 시장에선 신제품 맥주 ‘테라’ 효과에 점유율 확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테라는 출시 39일만에 100만상자 판매고를 올렸고 출시 97일만에 300만 상자, 152일만에 600만 상자가 팔렸다. 지난 8월말 기준 누적 판매량은 2억204만병을 넘어섰다.
점유율도 꾸준히 상승해 오비맥주 ‘카스’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지난달 서울 주요지역 식당을 대상으로 맥주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테라 점유율이 평균 61%로 카스(39%)를 크게 앞질렀다. 특히 강남(55%), 여의도(74%), 홍대(55%) 등 유동인구가 밀집한 번화가 지역일수록 점유율은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5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오던 맥주 사업도 올해 흑자 전환이 유력시 되고 있다. 하이트진로 맥주부문 영업이익은 지난 2013년 478억원을 기록한 뒤 2014년 손실로 돌아서 5년째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3분기 하이트진로 맥주부문 영업이익은 8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현재와 같은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연간 영업이익의 흑자전환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참이슬과 신제품 소주 ‘진로이즈백’ 흥행에 소주 사업 입지도 더 넓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 소주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6% 증가한 2230억원으로 추정된다. 소주 가격 인상 효과가 생긴데다 경쟁사인 롯데칠성 ‘처음처럼’이 일본산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받으며 반사 이익까지 더해졌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3분기 영업이익은 482억원으로 전망된다. 테라와 진로 판매량 호조를 보이며 본격적인 이익 증가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테라는 서울 시장과 20~30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어서 중장기 이익 성장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실적 대비 과도한 PER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이트진로에 대해 목표주가 2만4000원을 유지 중인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하반기 실적 개선은 이미 예상했던 바다. 신제품 테라와 진로이즈백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주가 급등으로 나타났다”며 “2020년 예상 실적 기준 현 주가의 PER은 33.9배에 달해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맥주부문 내 테라를 제외한 기존 제품들의 판매량 감소폭이 커 맥주 전체 매출성장률은 올해 1.3%, 내년 2.9%에 그칠 전망”이라며 “올해 상반기에 마케팅비용이 집중 투입되면서 하반기 일시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이로 인한 단기 이익이 증가하는 점의 지속성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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