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당초 예상 깨고 검찰개혁법 처리 12월로 늦춰20대 국회 마지막 예산정국을 ‘빅딜’로 해결할 것으로내년 초 선거전 돌입하면 사실상 ‘마지막 선택’ 될 듯야3당이 원하는 선거법 처리하고 예산·공수처 맞바꾸기
30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29일) 문희상 의장은 오는 12월3일에 패스트트랙 법안을 본회의에 부의하는 방침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통보했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한 달 이상 충분히 보장된 심사 기간에 여야가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요청한다”면서 “사법개혁 법안이 본회의에 부의된 이후에는 신속하게 처리할 생각임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그간 정치권은 이날 문 의장이 본회의 부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 의장은 여러 법률적 자문을 받은 뒤 부의 시점을 고려했는데, 이날 부의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국회 파행을 막기 위해 여야의 입장을 절충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당장 야당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본회의에 부의해도 표결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공수처 자체를 반대하고 있고, 바른미래당도 입장차이가 있다. 게다가 정의당과 민주평화당 등은 선거제 개혁법을 먼저 처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문 의장은 20대 마지막 국회의장의 역할이 올해까지로 보인다. 내년 4월에 총선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내년은 국회가 ‘올스톱’ 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문 의장이 ‘깔끔한 마무리’를 하기 위해선 올해 마지막 예산안 처리에 신중해야 한다.
이에 문 의장은 검찰개혁법을 처리하기 위한 ‘빅딜’을 정조준하고 있다. 한국당을 제외한 야3당의 협조만 있다면 검찰개혁법과 예산안을 모두 처리할 수 있다. 다만, 야3당은 11월27일 본회의 부의가 가능한 선거법을 먼저 처리하자고 주장하고 있어. 선거법 처리 이후 검찰개혁법과 예산안 통과를 받아낼 심산이다.
민주당이 야3당과 손을 잡고 예산안을 처리하면, 사실상 한국당은 ‘빈손’으로 내년 총선을 맞이할 수도 있다. 한국당도 이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본회의 부의 시점을 예산안과 맞물린 12월로 미룬 것도 일종의 한국당을 향해 압박하는 카드가 됐다.
이러한 결정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우리는 12월 3일도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법에 어긋나는 해석”이라며 ‘1월 29일 부의’안이 반영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합리적인 판단”이라며 “의장님께 더 이상 정쟁이 가속화되지 않도록 정치력을 발휘해 달라고 말씀드렸는데 그런 결정을 해주셔서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개혁법을 우선처리 하고 싶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약간의 불만을 표출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매우 유감스럽다. 그 누구도 국민의 명령을 유예시킬 순 없다”고 말했다.
문 의장이 야3당과 공조해 예산안과 검찰개혁법 동시처리를 목표로 한다면, 선거법 통과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과 야3당이 선거법 통과를 이룰 수 있을지 두고봐야 한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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