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 CEO 직속부대 늘었지만 기획기능 빼내정항기 CFO 산하 재무·조달에 더해 인사까지전략업무 CTO 아래 미래전략본부가 가져가CEO교체 얘긴 없어···경영 3강 구도 굳히나
대우건설 최고 경영진들 사이에 힘의 균형이 뒤바뀔 듯한 조짐이 엿보여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KDB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이 지난달말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동시에 발표한 이후다.
김형 대표이사 사장(CEO)이 이끄는 직속 조직이 감사실과 품질안전실 등 2실에서 4실로 늘었지만 핵심인 기획 전략기능이 빠져 버렸다. 기존 경영기획본부 기획업무를 빼내 경영지원실로 격하하며 김 사장 직속 조직으로 이관되서다.
반면 정항기 부사장(CFO) 산하 관리조직은 크게 강화됐다. 재무와 조달본부에 더해 인사관리지원본부까지 추가하며 안방살림을 그가 모두 도맡게 되서다. 더욱이 회사 전략 기획 기능이 조만간 인선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CTO(최고혁신책임자) 조직 아래(미래전략본부)에 배치된다. 사실상 힘의 무게중심이 CTO와 CFO에 쏠렸다는 평가.
대우건설이 조만간 막중한 권한을 갖추게 되는 CTO(최고혁신책임자) 인선까지 마무리하면 대우 최고 경영진은 CEO, CFO, CTO 3강 체제 구도가 형성된다. 매각을 앞둔 대우건설의 경영 고위층간 시너지와 함께 보이지 않는 경쟁도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16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는 KDB산업은행이 기업구조조정 역할을 해줄 전문 자회사로 올해 초 출범시킨 조직이다. KDB산은이 펀드(KDB밸류제6호)를 통해 보유 중이던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사들이며 대우건설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산은 PE실의 대우건설 관리 권한도 모두 KDB인베스트먼트로 이관된 셈. 이대현 전 수석부행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산은 자회사다.
무엇보다 올해 KDB인베스트먼트로 대우건설이 이전된 첫 인사·조직개편에서 대우 최고경영층 권력지도에 변화가 감지된다. 김형 사장보다는 정항기 부사장에 힘이 실리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는 가운데 산은측 인사가 물망에 오르는 것으로 알려진 CTO도 곧 인선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일단 김형 사장측 힘이 빠지는 낌새가 엿보인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김형 사장은 국내와 해외 영업을 모두 총괄하게 됐지만 핵심인 전략기획 업무는 놔야할 처지가 됐다.
해외영업을 담당하는 글로벌마케팅실이 국내 공공영업 업무까지 책임지게 되며 사장 직속으로 재편되고, 경영지원실까지 품게되긴했다. 그러나 김형 사장이 거느리게 될 경영기획본부를 경영지원실로 실급으로 낮추면서 전략기획업무 또한, CTO산하 미래전략본부로 모두 이관하게 되서다.
반면 범현대가 출신 정항기 CFO는 2인자 자리를 굳히며 더 권한이 막중해졌다. 올해 8월 산은측이 영입한 정 CFO는 기존 재무와 조달 업무 외에도 인사 관리업무까지 추가로 맡게 됐다. 관리조직을 통합 운영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차원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산은이 자사 출신 인사를 CFO에 앉히지는 않았지만 정 부사장을 통해 대우건설을 직간접적으로 콘트롤 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전략본부 상위 조직인 CTO도 주목해야한다. CTO가 이끄는 미래전략본부 산하 조직에는 미래전략기획팀을 비롯해 해외계약관리실, 수주심의실, 공사관리실(산하 예산 관리팀) 등이 배치됐다. 건설사에서 수주심의와 예산관리는 핵심 중의 핵심이다. 대우건설의 숨은 콘트롤 타워가 미래전략본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셈.
기존 경영기획본부가 가진 기획과 전략 업무도 가져갈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전략기획본부와 기업가치제고본부를 해체하고 관련 핵심 업무를 모두 미래전략본부가 가져가는 셈이다. 이런 미래전략본부를 관할하는 CTO직에 CEO나 CFO 못지않은 막강한 힘이 실린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산은측이 CFO에 외부출신을 선임한 것도 내부 출신 등 산은측 인사를 임명하기 위한 포석이란 얘기도 있다. 그만큼 대우건설에서 최대 요직이 될 것이란 의미.
일각에선 CFO 권한 강화도 KDB인베스트먼트측이 자신들의 지배력을 더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기도한다. 산은 측으로부터 전권을 이어받은 만큼 CTO가 대우건설에서 더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화 상태로 만들기 위한 위도라는 것이다. 다만 대우건설측은 CFO와 CTO 모두 CFO 산하 임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은 대우건설보다는 새주인인 KDB인베스트먼트 등 산은측이 주도했다는 말이 많다. 매각을 염두해 둔 조직개편이라는 의미다. CEO보다는 CFO와 CTO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향후 CTO인선은 향후 산은의 대우건설 경영행보에서 가장 눈여겨봐야할 관점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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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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