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의 ‘리얼 8K’ 논란 우려···“소비자 먼저 보자”

LG전자의 ‘리얼 8K’ 강조에 “우리 소비자는?” 우려

전 세계 점유율 1위 자신감 속 논란 확대에 선 긋기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사장)이 경쟁사 LG전자의 ‘리얼 8K’ 명칭에 우려를 표했다. 공개적인 논란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기존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소비자를 생각한 더 나은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오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가전·IT 전시회 ‘CES 2020’을 앞두고 한 사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답했다.

‘LG전자가 최근 리얼 8K를 강조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한 사장은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여러분들의 생각에 맡길 것”이라면서도 “경쟁도 중요하지만 그런 것보다는 좀 더 나은 것을 가지고 (경쟁) 하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한 사장은 “경쟁사만 리얼 8K면 우리 제품을 산 소비자들은 무엇이 되겠냐”며 “어차피 시장에서 선택해야 그 제품이 좋은 것으로 선택받은 것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해 재차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K TV를 두고 공방을 벌인 것과 관련해 연이어 불거진 소모전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다만 전 세계 판매량에서 앞선 삼성전자의 시장 선호도도 구체적으로 언급해 물러서진 않은 셈이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8K TV 판매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를 토대로 최근 국내 유튜브 계정에 ‘[QLED]Q&A편’과 ‘소비자의 선택 편’을 공개하고 글로벌 채널에 번역 영상을 게재하는 등 LG전자 공세에 반박 수위를 높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1일 미국 소비자가전협회(CTA)의 ‘8K UHD’ 인증을 2020년형 ‘QLED 8K TV’ 전 모델에서 획득하며 그간 LG전자가 문제 삼은 선명도(CM)를 CTA 요구 기준인 50% 이상으로 올렸다.

박형세 LG전자 부사장은 지난해 9월 독일 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LG 나노셀 8K TV의 CM은 90%로 나온 데 비해 삼성 QLED 8K TV는 12%로 나왔다”면서 “(삼성 TV는) 픽셀(화소) 수로는 8K가 맞지만 해상도 기준으로는 8K가 아니다”라고 공격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열흘 뒤 설명회를 열고 CM 값이 8K 기술을 판단하는 결정적인 잣대는 아니라고 맞서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 사장은 “CTA 규정은 정리된 것이 지난해 9월에 결정됐다”며 “우리 제품이 나오기 이전에 한 것이고 규정이 새로 나온다고 하면 얼마든지 맞출 수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CTA는 이번 CES 2020을 주관하며 양사의 전시 참가 계약서에 참가 업체 간 상호 비방을 금지하는 조항을 넣는 등 관람객이 보기에 부적절하고 공격적인 콘텐츠 전시는 삼가도록 당부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의 왕’으로 불리는 TV에서 격돌이 불가피한 만큼 양쪽 임원의 발언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올해 CES 2020에서 삼성전자는 화면 베젤(테두리)을 아예 없앤 점을 강조하고 LG전자는 화면을 돌돌 말아 내리는(롤 다운) TV를 앞세운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