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홍사 반도 회장, 오너가 및 KCGI 접촉 없다 밝혀이 고문·권 회장 영남출신 고 조양호 사후교류 가능성도막후경영 넘어 직접 컨트롤···교통부 출신 부친 인맥 활용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 남편 경영권 물려받은 사례있어
한진칼 3대주주인 반도그룹은 지난 10일 지분을 추가 매수하며 경영참여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반도그룹 계열사인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은 지난달 2일부터 이달 6일까지 18차례에 걸쳐 한진칼 주식 118만1930주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총 지분율은 8.28%로 직전 대비 2%포인트 증가했다.
오너가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조 회장(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6.49%), 조현민 한진칼 전모(6.47%), 이 고문(5.31%) 등 28.94%다. 하지만 단일주주 기준 KCGI가 17.29% 로최대주주이고, 델타항공(10.00%), 반도그룹 순이다. 오너가는 개별지순으로는 각각 4~7대주주다.
반도그룹이 한진칼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한 점은 눈길을 끈다. 반도그룹은 임원의 선임과 해임, 직무정지 뿐아니라 정관변경, 배경 결정, 사업 야수 및 자산 처분, 경영위임 등 경영 전반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은 한진칼 지분 취득 배경에 대해 “과거 조 전 회장과의 친분을 고려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 KCGI를 비롯해 오너가와의 접촉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권 회장과 이 고문간 연결고리는 차고 넘친다. 반도그룹의 공격적인 움직임이 이 고문과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은 여러 채널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우선 권 회장은 부산과 경남을 기반으로 하는 지방건설사를 시작으로 40년 가까이 건설업을 이끌고 있다. 이 고문 집안이 대구 출신으로 영남권 기반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권 회장은 국제장애인협의회 회장, 서울시 승마협회 회장, 대한체육회 이사 등을 맡으며 조 전 회장과 친분을 쌓았다. 조 전 회장은 대한탁구협회 회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체육계 거물로 평가받는다. 이 과정에서 권 회장이 이 고문과도 친분을 쌓았을 것이란 해석이다.
한진그룹 비상장 계열사 정석기업은 지난해 6월 부산빌딩을 은산해운항공에 매각했다. 이 고문은 현재 그룹 계열사 중 유일하게 정석기업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이번 매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재생 은산해운항공 회장은 권 회장과 동아대 동문이자 조 전 회장이 대한탁구협회장을 맡을 당시 부산시탁구협회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조 전 회장 사망 이후 이뤄진 매매계약인 만큼, 권 회장과 이 고문간 사전교감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 고문이 그룹 회장직을 수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진그룹 창업주 3남인 고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이 사망한 이후 그의 부인이자 이 고문 동서인 최은영 전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은 전례가 있다.
특히 이 고문 부친은 고 이재철 전 교통부 차관이다. 이 전 차관은 1971년부터 6년간 교통부(현 국토교통부)에서 근무했다. 이 고문이 조 전 회장과 결혼한 1973년은 이 전 차관이 항공정책 관련 막강한 실권을 행사하던 시기다. 사실상 이 전 차관이 적극 밀어줬고 대한항공은 물론, 그룹 성장을 견인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고문 형제인 이상진 태일통상 회장과 이상영 세계혼재항공화물 회장 등이 대한항공 계열회사로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 고문은 경영복귀를 희망하는 장녀 조 전 부사장과 한 편에 서 있다. 막내인 조 전무가 누구 편인지는 불명확하지만, 모친으로 기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이 고문 측 지분율은 18.5%다. 여기에 권 회장 측 지분을 더하면 26.8%로 늘어난다.
조 회장과 조 회장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을 더한 16.52%나 KCGI보다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게 되는 셈이다. 만약 이 고문 측이 델타항공까지 포섭할 경우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종료된다.
한진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조 전 회장의 유훈이 ‘공동경영’인데 3남매에게만 국한된다고 볼 수 없다”면서 “그룹을 키우는데 이 고문 가문이 상당한 역할을 한 만큼, 회장에 올라 직접 그룹을 운영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s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