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업무협력 MOU12월 장내매수로 1%대 확보조원태 지원사격 가능성 커한진그룹 경영권 싸움 혼돈
20일 카카오는 작년 말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1%가량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측은 지분 매입이 대한항공과의 업무협력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와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5일 고객 가치 혁신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지분 매입은 MOU 이후 장내매수를 통해 이뤄진 만큼 취득단가는 4만원 전후일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는 양사의 업무협력 강화를 위한 지분 매입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경영권 위협을 겪고 있는 조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맡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 매입에 앞서 조 회장과 사전 교감도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의 한진칼 보유 지분은 1%에 불과하지만 치열한 지분율 분쟁을 겪고 있는 조 회장에게는 충분히 큰 힘이 될 수 있다.
특히 조 회장의 경영성과를 입증하는데 델타항공에 이은 카카오의 지원사격은 다른 주주의 표심을 돌리는데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조 회장에게 불만을 드러내며 ‘남매의 난’을 일으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6.49%)은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17.29%), 반도건설(8.20%)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이 이들과 공동 전선을 구축할 경우 한진칼 지분 31.98%를 확보하게 된다.
조 회장(특수관계인 포함 22.45%)은 델타항공(10.00%) 지분율을 포함하면 32.45%다. 조 전 부사장 측에 0.47%포인트로 간신히 앞서고 있다. 카카오가 조 회장의 ‘백기사’라는 가정 아래 1% 지분율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조 전 부사장 측과 KCGI, 반도건설의 연합이 확정된 상황이 아니고,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도 조 회장의 손을 들어줄지 확실치 않은 만큼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지분 경쟁은 혼돈이 이어질 전망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정기주총이 두달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오는 설 연휴를 계기로 가족간에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힘을 합치면 경영권 방어가 한결 수월해진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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