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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에 빠진 중견건설 오너2세들

자산운용에 빠진 중견건설 오너2세들

등록 2020.01.30 18:15

수정 2020.02.01 13:46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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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에 가까운 자산운용업에 출사표대부분 수재·해외파···자금력에 다각화우미 이석준 이지스자산에 440억 투입IS 권민석은 추진···대보 최정훈도 가세

자산운용에 빠진 중견건설 오너2세들 기사의 사진

국내 대표 중견건설 오너 2세들이 금융업에 가까운 자산운용업에 대거 출사표를 던져 관심이 모아진다.

자산운용사에 수백원억을 투자하거나 아예 자산운용사를 설립해 직접 운영에 나서는 젊은 건설 오너들도 적지 않다.

이들 대부분은 MBA(경영학석사)나 경제학을 공부한 해외 유학파이거나 서울대 등 국내 명문대학 출신으로 자신들의 주특기를 살려 건설로만 창업해 성공한 아버지 세대와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주로 주택건설 사업으로 큰 벌어 들인 여유 투자금으로 금융업에 손을 대면서 블루오션이라 할만한 새로운 미래 먹거리 창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06년 창업주인 이광래 명예회장으로부터 대표이사직을 물려받은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이 대표적이다. 우미건설은 관계사인 우미글로벌을 통해 지난해 11월 7일 440억원 규모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우미글로벌은 우미건설 계열 지배구조의 꼭대기에 있는 우심홀딩스란 회사가 2년 전 인적분할로 쪼개진 기업이다. 이석준 우미건설 대표이사가 우미글로벌의 최대주주(55%)다.

총 440억원 규모의 적지 않은 투자로 우미글로벌의 보유 지분은 10%에 육박한 9.9%에 달하게 됐다. 이지스자산운용의 현 최대주주(32.65%)이자 창업주 고(故) 김대영 의장의 부인 손 모씨와 2대 주주(11.05%)인 조갑주 대표이사 다음으로 3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산운용업과 집합투자업을 주요 사업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2010년 설립됐다. 설립 후 9년만에 약 30조원의 운용자산(AUM)을 다루는 국내 1위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다. 리츠 설립시 기초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부동산 물건(부동산 펀드 포함)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

업계에선 스타트업부터 금융업까지 확장에 나선 이석준 대표의 재무적 투자인 동시에 안정적인 투자 및 시공수주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카이스트 석사 출신으로 스마트 경영 CEO로도 유명하다.

아이에스동서 창립자인 권혁운 회장의 장남 권민석 대표는 아예 자산운용사 설립 추진에 나섰다. 권혁운 회장은 최근 한진칼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는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의 친동생이다. 자산운용사 설립은 권 회장의 아들 권민석 대표가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78년생인 권 대표는 미국 보스턴대학교 경제학과와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선진 투자 기법 등 자본시장과 투자금융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건설 2세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활발한 아이에스동서의 신사업 M&A 이끈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5년 1월 아이에스동서에 입사했으며 2018년 3월 3년 임기의 대표직을 맡았다.

그는 지주회사인 아이에스지주를 내세우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에스지주는 부동산 자산운용사 설립을 위해 관련 인력을 영입한데 이어 법인 등록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에스지주는 아이에스동서 지분 44.49%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다. 권혁운 회장이 IS지주 지분 56.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권민석 대표가 지분 30.6%, 권지혜 전 아이에스동서 전무가 지분 13.1%를 갖고 있다.

아이에스지주는 일단 최소 자본금 규모가 작은 부동산AMC를 설립한 뒤, 향후 리츠(REITs)와 부동산펀드 겸영을 위해 자본금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츠와 부동산펀드 겸영 조건은 자본금 70억원, 자산운용전문인력 7명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아이에스동서 계열사들의 주요 사업인 부동산 개발과 시공사업 전망이 어두워지자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차원에서 자산운용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대보그룹 창업주 최등규 회장의 장남 최정훈 이도 대표이사는 자산운용업에 뛰어든 상태다. 1979년생인 최정훈 대표는 한양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MIT에서 부동산 금융 석사를 취득한 해외파다.

현대건설, KTB PE를 거쳐 2009년 대보건설에 입사해 부사장까지 올랐지만, 지난 2018년 회사를 나와 이도(YIDO)라는 회사로 독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최정훈 대표는 한강에셋자산운용이라는 회사로 금융업에 손을 대고 있다. 이 회사는 2016년 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 자격을 얻었다.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에 투자하는 펀드를 주로 운용한다.

최대주주는 최정훈 이도 대표이사(지분율 65%)다. 나머지 지분은 전유훈 한강에셋자산운용 해외부동산부문 대표(30.7%), 토마스 유(Thomas Yoo) 미국법인장(4.3%) 등으로 구성돼 있다. 최 대표는 한강에셋자산운용 경영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다. 한강에셋자산운용의 등기임원은 아니지만 경영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해외 부동산 전문 운용사를 지향해온 한강에셋자산운용은 최근 국내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최 대표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이도와의 협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외에도 중견건설 중 윤석민 회장이 이끄는 태영건설이 이달 이지스자산운용에 2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금융업에 뛰어들었다는 시각이다. 조만간 태영건설은 지분율 4%대의 핵심주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사업으로 돈을 번 중견건설사들은 사업 다각화가 지상 미션이 되고 있다. 금융업에 가까운 자산운용업은 이들에게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선진 기법 등을 배운 해외파 건설 오너 2세들이 이런 자산운용업에 익숙해 주도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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