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기사 직접 요구 열흘째 전면파업마니커 “직접고용 어렵다” 팽팽한 대립생산중단 여파 피해액 눈덩이 불어날 듯
21일 업계에 따르면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서울경기지부·충북지부 소속 마니커 화물 배송기사 109명이 전면파업을 10여일 째 진행중이다. 마니커가 자신들과의 직접계약 약속을 파기했으며, 마니커의 외주 물류업체가 부당해고 조치를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니커는 파업으로 인해 원재료 조달 및 제품운송이 중단되면서 동두천공장과 천안공장의 계육제품 생산을 지난 13일부로 중단했다. 생산중단 분야의 매출액은 2132억원 규모며, 2018년 매출액 대비 79.22%에 해당한다.
마니커 측은 “원만한 협상을 통한 조기 정상화에 노력할 것이며, 공장간 생산물량을 상황에 맞게 조정해 고객사 납품에 차질없이 대응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마니커분회는 마니커의 외주 물류업체인 무림통운(FLS)의 수수료 착취 등 노동탄압을 공론화하고 마니커 본사와 직접고용을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분회는 지난 1월 마니커 대표이사와의 면담에서 마니커와 무림통운의 계약기간 종료 후 직접고용 약속을 재확인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서경지부 마니커 분회 관계자는 “하지만 무림통운이 마니커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지 않아 자동으로 계약이 연장됐다면서 화물연대 서경지부 마니커분회 62명 화물노동자에게 일방적 계약해지, 부당해고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 충북지부 마니커분회소속 화물기사 49명도 사측이 자신들에게 지난 12일 계약해지를 통보했다면서 천안공장에서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동두천과 천안 두 공장입구를 봉쇄하고 다른 배송차량 진입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마니커는 직접고용에 대해 사실상 거절의사를 내비쳤다. 개인사업자인 화물기사들이 물리적으로나 법률적으로나 불가능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어 “화물기사들이 무림통운하고 계약이 돼 있는 상태다보니 우선적으로 무림통운과 얘기하고 정리해야 하는게 순서”라면서 “무림통운과 계약이 연장, 성립돼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마니커가 나설 수 있겠느냐. 현재로서는 직접고용 여부를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설사 무림통운과 화물기사간 계약문제가 잘 해결되더라도 마니커-무림통운간 계약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더욱이 화물기사들이 지난달 운송거부 등을 한 전례도 있는 만큼 마니커가 직접고용이라는 리스크를 짊어지기에는 부담감도 크다.
마니커측은 “해고조치라는 말도 일찍이 화물기사쪽에서 계약해지를 먼저 통보한 것으로 안다”면서 “무림통운과 똑같은 조건으로 불이익 없이 갱신계약을 할 수 있는데도 마니커와의 직접고용만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은 지난 19일 협상테이블에 앉았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화물연대측에서 운송료 인상 등 5개안을 제시했다가 애초 합의하기로 한 내용을 번복했고, 나중에는 직접고용만 주장하면서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니커 관계자는 “회사 피해액만 7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농가들 피해는 물론이고 제품을 받는 업체들로 가는 2차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원만한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최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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