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NH·대신·한화·KTB 등 CEO 회사주식 매입미래·SK證 회사 차원 자사주 매입도 이어져‘증안펀드’ 조성에 증권주 2거래일째 반등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3일 자사주 21만1000주를 매입한 데 이어 24일에도 5만2000주를 장내매수했다. 주당 취득단가는 23일 3만2333원, 24일 3만4232원으로 이틀간 총 85억8000만원 규모다.
앞서 최석종 KTB투자증권 사장(5만5000주),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4만3700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5000주),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8만8417주) 등도 이달 들어 자사주를 잇달아 매입했다.
회사 차원의 자사주 매입도 이어졌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일 약 470억원 규모의 자사주 1300만주를 매입해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일에는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이 500억원 규모 미래에셋대우 주식 매입을 결정하기도 했다.
SK증권도 지난 4일 보통주 1420만주의 자기주식을 약 77억원에 장내매수한다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은 오는 6월 3일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연초대비 39% 넘게 빠진 증권주=증권주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 1718.92로 시작한 코스피 증권지수는 지난 24일 1047.22으로 39% 넘게 급락했다. 코로나 쇼크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시 급락하며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고, 외인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며 증권주도 동반 하락한 것이다.
시가총액 기준 증권업종 1위인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연초 7450원에서 전날 3865원까지 48% 급락했다. 같은 기간 한국금융지주(-55%), NH투자증권(-49.5%), 메리츠증권(-40%) 등 시총 상위 기업 주가 모두 반토막이 났다.
이에 증권가 수장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의 경우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수 있고, 경영진의 회사 주식 매입은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매입 후 소각 결정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도 최근 죽가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증안펀드’ 효과···증권주 이틀째 초강세=증권주는 코스피 1700선 회복과 정부가 전날 발표한 10조7000억원 규모 증시안정펀드 투입 계획 등에 힘입어 이틀째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3분 현재 한국금융지주가 전일보다 23.54%(9050원) 급등한 4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유안타증권(17.38%), NH투자증권(17.12%), 미래에셋대우(16.79%), 삼성증권(16.49%), 키움증권(12.16%), 한화투자증권(12.07%), 현대차증권(11.84%), KTB투자증권(11.45%), 대신증권(10.94%)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주식시장 수요기반 확충을 위해 10조7000억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펀드에는 5대금융지주와 18개 금융회사, 증권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며 오는 4월초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증안펀드는 지난 1990년 버블 붕괴, 2003년 신용카드 대출 부실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3번 정도 조성됐으나 이번처럼 민간 금융사가 직접 주식시장 자금 수혈에 나선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한국금융투자협회 등 4개 증권유관기관도 7600억원 규모의 증안펀드 조성 계획을 추가로 밝혔다. 조성된 펀드는 국내 증시에 투자돼 증시 안정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안펀드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매수해 증시 안정과 수급 개선 등을 달성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현재 발표된 규모는 시총 대비 겨우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최근 매수 주체가 사라진 탓에 거래가 얕아 낙폭이 커지는 부작용이 상당했는데 이를 완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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