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미래에셋 등 신용등급 전망 하향검토상장 대형 증권사 1Q 순익도 감소 불가피해코로나로 자금조달 악화, 금융위기보다 심각활동 막힌 IB·ELS 자체 헤지비용도 늘어나
실제 IB 부문 중 하나인 대체투자는 직접 대면접촉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의 ‘사회적 거리 두기’로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 또 기업공개(IPO) 같은 경우에는 코로나19로 증시가 크게 하락해 IPO 추진 기업들이 제대로 된 기업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일정을 취소하거나 뒤로 미루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8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6개 대형 증권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안정적’에서 ‘하향조정 검토’로 변경했다. 이는 3~4개월 안에 등급을 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자산 가격이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반영했다고 무디스 측은 설명했다. 무디스는 코로나19로 증권사들의 수익성·자본 적정성·자금 조달·유동성 관리 등이 일제히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상황을 이미 예견했는지, 국내 상장 (대형)증권사의 1분기 순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속속히 나오고 있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증권사의 1분기 순익은 평균적으로 70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1719억원)보다 60% 감소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IB부문과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부문의 손익 악화가 불가피헤 이익 금액이 줄어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ELS(주가연계증권) 운용 손실에 따른 손익 악화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현재 증권사들은 ELS 관련 추가증거금 요구로 인한 유동성 문제뿐만 아니라 보유 주식과 채권에서도 대규모 평가손실을 입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ELS 자체 헤지 증권사들은 추가 증거금 요청(마진콜)을 받는 금액이 총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형사의 경우 1조원 안팎, 중소형사들 경우에는 1000억~2000억원의 추가 증거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ELS·DLS(파생결합증권) 발행 잔고가 많은 대형 증권사의 경우, 글로벌 지수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 경우 운용 손실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의 순이익이 가장 큰 폭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순이익은 현재 75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심하게는 30억원까지 실적이 떨어질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되면 작년 같은 기간에 벌어들인 순익 2613억원보다 78~98%나 줄게 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적극적인 자체 헤지 전략으로 인해 파생결합상품 헤지운용에서 타사보다 큰 규모의 손실이 예상된다”며 “시장금리 하락과 CP 시장 경색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으로 마진 하락이 나타날 것”으로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ELS 헤지 운용 ‘명가’로 꼽혀왔던 곳이지만 적절한 대응이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찬가지로 삼성증권 역시 국내 증권사 중 자체헤지 규모가 큰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리스크 역시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태준 연구원은 “보수적인 운용 전략에도 불구하고 자체 헤지 비중이 6개사 중 가장 높아 증시 급락에 대한 대응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올 1분기 순이익이 434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전년(1172억원)보다 62% 줄은 수치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작년 파생결합상품 잔고를 축소해놓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번 증시 급락의 피해는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DLS 잔액이 2조4000억원으로 타사대비 1조~2조원 많아 최근의 유가 하락에서 상당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통적 IB 중 DCM (채권자본시장)부분은 영업이 유지되고 있으나 ECM (주식자본시장)및 대체투자 부분은 코로나영향으로 연기되고 있어 기업금융 수익 둔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메리츠증권 같은 경우에는 이들 증권사와 달리 파생결합상품 잔고와 자체헤지 비중이 낮아 관련 손실 역시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부동산 PF 규제로 인해 메리츠증권 역시 실적 감익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업계에서 추정하고 있는 메리츠 1분기 순이익은 900억원으로 전년(1413억원)보다 36% 감소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yoon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