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항공업계와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주요 증권사들과 약 5000억~1조원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고, 구체적인 조달 자금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이 현금 마련에 나선 것은 올 초 불거진 코로나19 여파로 풀이된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전염병 탓에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제선 운항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대한항공은 보유 여객기 144대 중 10여대만 띄우고 있는 실정이다.
비용절감을 위해 임원 급여 반납과 순환휴직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특히 대한항공 보유 현금이 조만간 모두 소진되는 점은 악재다. 대한항공이 지난달 발행한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6228억원은 이달 중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운임채권 ABS는 항공권 판매로 미래에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하는 채권으로, 항공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다.
대한항공은 한 달에 나가는 고정비용이 6000억원에 달하는 데다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만 2400억원이다.
회사채 추가 발행도 쉽지 않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12일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BBB+(하향검토)’로 조정했다. 또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항공업계의 상환능력 악화를 참작해 대한항공의 ABS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낮췄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유상증자를 비롯한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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