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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격탄에 ‘구조조정 시스템’ 재가동

[어깨 무거워진 산은]코로나19 직격탄에 ‘구조조정 시스템’ 재가동

등록 2020.04.28 15:11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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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구조조정 조직 재정비···‘총대 멘’ 최대현 부행장두산重·쌍용차·아시아나 등 ‘구조조정’ 현안 산더미자산매각 치중시 악순환 반복···‘패러다임’ 전환 필요

코로나19 직격탄에 ‘구조조정 시스템’ 재가동 기사의 사진

KDB산업은행이 구조조정 전담 기관으로 원상복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들이 속출한 탓이다. 그동안 산은은 새로운 색깔을 입히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여러 기업들이 위기에 봉착하자 결국 구조조정 시스템 재가동에 나섰다.

“산업은행이 혁신기업 육성에 집중해야 하는데 구조조정이라는 설거지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이동걸 산은회장이 지난해 기자들을 만나 부실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설거지에 비유한 말이다. 산은이 구조조정 업무에서 벗어나 ‘혁신기업 육성기관’으로 체계 변화를 하겠다는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산은은 최근 구조조정을 위해 보유하고 있던 매물들에 대해 새주인 찾기에 나섰다.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현대상선, 아시아나항공 등 골치 아픈 현안들에 대해 실마리를 찾아가는 중이었다.

아울러 산은은 이 회장의 의지대로 벤처 투자 조직을 키우고 구조조정 업무를 넘길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고 대우건설을 넘겼다.

이처럼 구조조정 역할을 축소하고 혁신기업 육성으로 전환하려던 산은의 노력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헛되이 된 것이다. 위기를 맞이한 기업들은 또다시 산은에게 손을 내밀었고 이로인해 직접 처리해야 할 사안들이 또다시 수북하게 쌓인 것이다.

끝난 줄 알았던 설거지가 끝난 게 아니었던 것이다. 주요 현안들이 산은의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은 것이 변수로 작용했다.

우선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될 예정이던 HDC현대산업개발은 항공업 불황을 이유로 매각 조건 조정을 타진하고 나섰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합병은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미뤄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두산중공업이 SOS보내면서 산은은 수은과 함게 1조원의 긴급 자금을 제공한데 이어 8천억원을 추가 지원했다.

쌍용차동차 역시 산은의 골칫거리가 됐다.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는 일전에 약속한 2300억 원의 투자를 전격 중단하면서 부도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또 옛 산은이 대주주로 있는 HMM(옛 현대상선)도 흑자 전환하지 못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올해 물동량 마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산은이 기업 구조조정의 전면에 나서면서 혁신기업 육성기관으로 변신하겠다던 이 회장의 바램은 미뤄지게 됐다.

이에 산은은 비서실장 출신인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을 중심으로 서둘러 조직개편에 나섰다. ‘부문’에서 ‘본부’로 축소했던 구조조정 조직을 최근 다시 확대했다. 기업경쟁력제고지원단을 신설하고 두산그룹 전담인력 등을 대거 합류시켰다.

또한 산은은 이미 지난달 25일 이사회에서 올해 후순위 산업금융채권(산금채) 발행 한도를 4조 원으로 정했다. 연평균 발행액(약 5000억 원)의 여덟 배 규모로 대폭 늘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구조조정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금처럼 자산 매각에만 치중하면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재계에선 이에 따라 코로나19에 대비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산은이 감당할 수 있는 구조조정 여력을 넘어설 경우에 정부가 직접 구조조정 키를 쥐는 구조조정위원회 등을 신설해 범정부 차원에서 대비하자는 것이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기업과 경제 충격을 사회가 흡수할 수 있도록 외환위기 때 IMF 구제 금융을 거치면서 만든 단기 특별법도 21대 국회 등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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