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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물려줄 생각 없다”···이재용 ‘발렌베리’ 모델 모색

“경영권 물려줄 생각 없다”···이재용 ‘발렌베리’ 모델 모색

등록 2020.05.06 16:22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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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회에 한 말씀 드리겠다”···솔직 발언“오래전부터 한 생각···저부터 평가받아야”재계선 “전문경영인 체제 ‘발렌베리’ 염두”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대국민 사과문 발표.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대국민 사과문 발표.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줄 생각이 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삼성은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에 이어 이 부회장 체제의 ‘오너 3세’ 시대를 관통 중이다.

이 부회장이 직접 공개적으로 경영 승계는 여기서 끝이라고 선언하면서 동시에 기업 간 경쟁 심화를 토로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글로벌 경쟁 속 인재 확보가 생존이 된 상황에서 능력 중심의 삼성을 위한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체제 등 또 다른 지배구조 변화로 생각을 굳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일 오후 3시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직접 발표했다. 자신을 둘러싼 경영승계 논란에 사과하던 이 부회장은 돌연 “이 기회에 한 말씀 더 드리겠다”며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두었으나 외부에 밝히는 걸 두려워했다”며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고 제 자신이 제대로 평가받기 전에 이후 승계를 언급하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간절함을 주목하는 동시에 이미 스웨덴 최대 재벌인 ‘발렌베리’ 가문의 길을 계산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발렌베리 가문은 계열사의 경영을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는 ‘소유하되 지배하지 않는다’라는 경영 철학으로도 유명하다.

발렌베리그룹은 ‘가족경영’을 골자로 하지만 160년이 넘게 5대에 걸쳐 경영권을 세습하고도 독립경영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지배구조를 꾸렸다. 발렌베리 가문은 독립경영을 위해 능력 있는 전문 경영인에게 자회사 경영권을 일임하고 지주회사인 ‘인베스터’를 통해 자회사 지배권을 행사할 뿐이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왕성하게 경영활동을 하던 시절부터 발렌베리 가문과 인연을 맺었다. 재계에선 삼성이 이때부터 발렌베리그룹의 기업 운영 방식 등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실제 2003년엔 삼성전자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발렌베리그룹의 지배구조와 사회공헌 활동 등을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발렌베리 가문과 인연을 이어왔다. 지난해 12월 이 부회장은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마르쿠스 발렌베리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SEB) 회장과 만났다.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은 이 가문의 5대째 후계자다. 앞서 7년 전인 2012년에도 이 부회장은 한국을 찾은 발렌베리 회장 일행을 모친 홍라희 전 관장이 운영했던 리움미술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2014년 이후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큰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하긴 어렵다”고 솔직한 심정도 밝혔다. 특히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 학벌,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 와야 한다”며 “그 인재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 갖고 치열하게 일하며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자신의 체제에서 당면한 글로벌 경영 위기를 돌파한 이후 능력 있는 인재 중심의 또 다른 지배구조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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