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3년 임기 만료···향후 진로 두고 여러 추측 난무대기업 구조조정 업무 연속성 감안하면 연임 가능성 높아산은 CEO 중 연임 사례 단 3명···본인도 연임에 거리두기은행연합회 회장 추대설도···산은 “거취 문제는 시기상조”
역대 산은 수장 중에서 연임에 성공한 사람은 매우 드물다. 특히 21세기 들어서는 단 한 명도 없다. 다만 현재 산은이 당면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 이슈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이 회장이 21세기 최초의 연임 회장이 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회장의 임기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이 회장의 향후 진로에 대한 이야기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 산은 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은 오는 9월에 임기가 끝난다.
산은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일인 만큼 공적자금 투입 규모나 방법, 회수시기 등을 놓고 이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두산중공업,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주요 기업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주하다.
어느덧 이 회장의 임기는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후임 산은 회장에 대한 하마평이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 회장의 연임설이 나오는 배경으로는 눈앞에 다가온 각종 기업 구조조정 이슈의 급부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업무의 연속성 차원에서 이 회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연임설의 배경으로 꼽힌다.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두산중공업 부실 사태 등 대기업 구조조정 문제들을 임기 내에 해결하지 못하고 회장이 바뀌게 되면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 회장은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 ‘컨트롤 타워’ 역할을 자처하며 금호타이어와 대우조선해양, 동부제철 등 굵직한 구조조정 현안을 처리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캠프 시절부터 경제 대책을 담당하며 청와대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해온 이 회장이 산은을 이끈 덕에 업무 처리가 수월해졌다는 평가도 있다.
이 회장의 성과와 주변 여건 평가가 양호한 만큼 연임에도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반 은행이 아닌 국책은행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연임은 쉽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우선 역대 산은 회장이 연임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1954년 설립 후 산은에서 총재 또는 회장직을 연임한 사람은 구용서 초대 총재, 김원기 전 총재, 이형구 전 총재 등 단 세 명에 불과하다. 김영휘 전 총재의 경우 연임은 아니지만 1960년 퇴임 후 1968년 다시 같은 자리에 중용된 중임 총재다. 특별한 사안이 아니라면 대부분 산은 CEO 경력은 단임에서 끝났다.
특히 향후 진로에 대한 이 회장의 평소 의중과 문재인 정부의 인재 등용 기조 변화는 이 회장의 연임설을 불식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이 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기가 끝나면 사회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커리어를 마무리해볼까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다음 보직은 산은 밖에서 찾고자 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이 회장의 연임은 세대교체를 단행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인사 기조와 괴리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1953년생인 이 회장은 정부의 경제 컨트롤 타워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1960년생), 김상조 정책실장(1962년생)보다도 10살 가량이 많다.
일각에선 이 회장이 산은을 떠나 다른 자리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자리가 은행연합회 회장이다. 김태영 현 은행연합회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에 끝난다. 은행연합회장도 역대 연임 사례가 전무하다. 특히 은행연합회장은 시중은행보다는 국책은행장이나 특수은행을 거친 인사들이 많이 오르곤 한다. 김태영 현 회장도 과거 농협은행의 전신인 농협중앙회 신용부문 대표를 지낸 바 있다.
만약 이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면 ‘유임’을 택하는 방법이 있다. 산은 신임 회장 선임 시기를 미루면 자동적으로 유임이 된다. 이 경우 산은 회장 임기 만료와 신임 은행연합회장 선출 시점의 차이인 2개월간 공백도 메워진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 회장의 연임이나 차기 회장 후보에 대해 정해지지 않았다”며 “아직 임기 만료까지 4개월이 남은 만큼 후임 인선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일축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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