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9 정비업계 가뭄 속 새로운 대어로 주목조합원 “시공사 재선정 논의 아직 이르다 우려”이르면 7월 새 조합장 위임···차후 롯데와 재협상“롯데에 반감 팽배···새 시공사 입찰 문 열어둘 것”
하반기 정비사업 수주 시장에 가뭄이 찾아오면서 공사비 4400억원 규모 흑석9구역이 건설업계 새로운 대어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흑석9구역 정비사업 조합은 정기 총회를 열고 롯데건설과 시공계약 해지를 결정하면서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벌써부터 흑석9구역 시공사 재입찰을 준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현대건설은 적극적으로 재입찰 기회를 노리고 있다. 신반포15차와 반포3주구를 수주하면서 5년 만에 기지개를 켠 삼성물산도 거론되고 있다. 대우건설과 GS건설도 흑석9구역을 테이블에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장 조합원들은 시공사 재선정보단 조합 임원 구성이 선결 과제라며, 너무 앞서간 추측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조합 측이 기존 시공사였던 롯데건설과 재협상의 여지도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3일 흑석9구역재개발조합 사무실은 이전 조합 집행부가 해촉되면서 출입구가 봉쇄됐다. 주변 공인중개사 관계자과 조합원들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건설사 재입찰 이야기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보다 새로운 조합 집행부가 들어선 후 롯데건설 계약 해지 후 재협상 여부를 결정하는 게 급선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장에서 만난 흑석9구역 조합원 A씨는 “그동안 10억원 이상 투자하고 들어온 후발 조합원들과 조합의 소통이 전혀 안 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반발한 조합원들이 바로서기라는 조직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하며 “지금은 어떤 건설사가 들어올지 보다 그동안 곪았던 게 터진 시점에서 새로운 집행부 구성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합원B씨는 “조합이 롯데건설과 재협상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공사 선정을 받는 것도 차후의 일이 될 것이다. 조합에서 늦어도 7~8월까지는 마무리하고 올해 안에 시공사를 재선정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합이 기존 시공사인 롯데건설과 협상 여지를 남겨두고 있지만 조합원 내부에서는 롯데건설에 대한 반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현장 관계자와 조합원들이 시공사 선정에 대해 ‘안갯속’이라고 표현하는 또 다른 이유다.
우선 지난 30일 진행이 예정됐던 시공사 설명회에 롯데건설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롯데건설은 해촉된 조합원이 개최한 설명회가 공식적인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참석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만난 조합원 C씨는 “롯데건설이 현장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을 괘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데다, 롯데가 시공한 흑석8구역이 비슷한 입지임에도 매매가가 현저히 떨어져 거래된다는 점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흑석9구역은 기존 조합장 및 임원들이 해촉돼 소정혜 임시 조합장이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늦어도 3개월 내 새로운 조합장을 위임하고 시공사 재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조합장 해촉과 롯데건설 시공사 지위 박탈 총회를 주도한 비대위 격 조직인 바로서기는 관계자는 “아직 시공사를 이야기 하긴 이르지만 최대한 빨리 조합장을 신규 선임해 시공사들과 이야기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흑석9구역 재개발은 흑석동 90번지 일대(9만4000㎡)를 재개발해 1538가구를 짓는 정비사업이다. 공사비는 4400억원 규모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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