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다케다 아·태 사업부 인수···셀트리온 첫 대형 M&A2020 종합제약사 거듭나겠다던 서정진 회장 꿈 이뤄
셀트리온은 지난 11일 글로벌 케미컬의약품 사업부문의 R&D 역량 강화를 위해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품군에 대한 권리 자산을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셀트리온이 성사시킨 첫 대형 인수합병(M&A)으로 서 회장이 꾸준히 언급해오던 종합제약사의 바람이 마침내 이뤄진 것이다.
셀트리온이 다케다로부터 인수할 사업은 아·태 지역 ‘프라이머리 케어(Primary Care)’ 사업으로 셀트리온이 투입한 인수 금액은 3324억원이다. 계약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 9개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문의약품 및 일반의약품 브랜드 18개 제품의 특허, 상표, 판매에 대한 권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제품군은 이 지역에서 2018년 기준 약 1억 4000만달러(한화 약 17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셀트리온이 인수하는 제품군에는 글로벌 개발신약인 네시나, 액토스(당뇨병 치료제), 이달비(고혈압 치료제) 등 전문의약품과 화이투벤(감기약), 알보칠(구내염 치료제) 등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일반의약품도 포함돼 있다.
특히 이 중 네시나와 이달비는 각각 2026년, 2027년경까지 물질 특허로 보호돼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 당분간 다케다 제조사를 이용할 계획이며, 향후 기술이전 과정을 거쳐 셀트리온제약의 cGMP(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생산시설에서 이번에 인수한 주요 제품을 생산해 국내 및 해외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 거래는 셀트리온의 성장전략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셀트리온은 다국적 제약사인 다케다의 전문의약품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해당 제품군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시장에 조기 안착시킬 예정이다.
또한 그동안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항암제 등 경쟁력을 유지해온 바이오의약품 제품군에 강력한 케미컬의약품을 보강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종합 제약바이오 회사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서 회장은 2002년 셀트리온 창립 이후 글로벌 종합제약사로 성장을 꾸준히 언급해왔다. 2016년 부터 종합제약사 도약을 위해 회사 내에 케미컬개발팀을 신설하고 글로벌 케미컬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2018년 프로젝트 시행후 첫 제품인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테믹시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획득했고 이후 자사 첫 제네릭(복제약) '리네졸리드' 등을 잇따라 승인받았다. 또 국내 벤처 기업인 아이큐어와 손을 잡고 치매패치 개발도 진행중이다.
지난 2018년 주주총회에서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뿐 아니라 신약, 백신 등을 아우르는 종합 제약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해 초 기자간담회에서도 "케미컬의약품 부문을 강화해 글로벌 톱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글로벌 케미컬 프로젝트 등 종합제약사 도약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케미컬의약품 후발주자인 셀트리온이 한번에 많은 제품군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어 이번 인수를 통해 후발주자의 약점을 보완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케미컬의약품 사업부문 확대를 통해 2024년 케미컬의약품 사업 부문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당뇨병과 고혈압 치료제 시장 규모는 각각 3조원과 2조7600억원이다. 2030년에 두 시장 규모는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웨이 이한울 기자
han2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