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퓨얼셀 매각 안하기로 내부 방침퓨얼셀 끌어안고 두산중공업 사업 재편 추진新에너지 정책 기대감···미래 먹거리로 활용 계획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해 3조원 규모 자구안 이행 계획인 두산은 퓨얼셀을 주력 계열사로 키우는 작업을 추진한다.
퓨얼셀은 당초 시장에서 두산솔루스와 함께 매물로 나올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으나,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 시너지가 기대되는 퓨얼셀은 끌어안고 간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산그룹 한 관계자는 “퓨얼셀은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도 않았고, 매각을 추진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최종 자구안에 합의한 두산 측은 가스터빈 발전사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큰 축으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에 속도를 내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 퓨얼셀 사업 영역인 수소 생산·액화 등 수소산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수소 관련 산업은 두산그룹 내 퓨얼셀이 담당하고 있다.
무엇보다 박정원 회장이 퓨얼셀을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배경엔 정부 주도의 ‘그린뉴딜’(2차전지·태양광·연료전지 등) 정책 지원에 대한 수혜가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2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전력공사 등 5개 공기업과 민간기업 16개사 등 30개 기업·기관과 함께 해외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을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소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연간 수송용 수소 수요량이 올해 4000t에서 2030년 37만t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적어도 절반가량의 수소는 해외에서 조달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세계 시장에 수소 공급망 구축을 위한 기초 타당성 조사와 기술 개발, 실증 연구 등에 대한 민관 협력을 지원키로 했다. 이 사업에 퓨얼셀이 참여한다.
포항 영일만에 세워지는 수소연료전지 제품 국산화 실증단지 및 산업화 단지 조성사업에도 퓨얼셀이 참여한다. 이달 초 경북도와 포항시, 한국수력원자력, 두산 측은 관련 사업을 앞두고 업무협약을 맺었다. 퓨얼셀은 수소연료전지 국산화 및 발전용 연료전지 부품 표준화 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중공업과 퓨얼셀의 사업이 여덟 가지 신재생에너지 종류에 포함되기 때문에 각각의 역할은 다르지만 사업 방향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주)두산에서 분할 상장된 퓨얼셀의 2019년 매출액은 4900억원을 기록했다. 두산은 기존 발전용 시장의 성장과 신규 시장 확대를 통해 2023년께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퓨얼셀 사업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도 강화에 따른 발전용 연료전지 성장성이 부각되는 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 비율은 지난해 6%였던 대형발전사업자 발전량을 오는 2030년까지 28%까지 늘린다는 계획이 수립돼 있다.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은 퓨얼셀이 국내 시장점유율 약 70% 차지해 독보적인 입지를 선점하고 있다는 점도 성장 잠재력을 평가받는다.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은 지난해 184MW(메가와트)에서 2023년 300MW까지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정부는 9차 전력수급계획 초안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15.8GW(기가와트)였던 신재생설비를 2034년까지 78.1GW로 4배 확대하기로 했다.
산업계 관계자는 “퓨얼셀은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을 발표했기 때문에 사업 성장성은 기대된다”면서 “다만 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안정적인 에너지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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