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이평선이 장기이평선 상회···장기 상승세 신호탄증권가 목표가 줄상향···하나금투, 최고가 8만원 제시신호 발생 후 8월 외인·기관 순매도 전환은 하방 요인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13일 20일 이동평균선이 120일 이동평균선 위로 상승하며 골든크로스를 형성했다. 같은 달 29일엔 50일 이동평균선도 200일 이동평균선을 넘으며 장기 상승장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골든크로스란 5일·10일·20일 등 단기 이동평균선이 60일·120일·200일 등 장기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반대의 상황은 데스크로스(Death cross)로 불린다. 만약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다면 20일보다는 10일, 5일 등 단기 이동평균선이 먼저 상승세를 보이게 된다. 이때 상승폭이 가파를수록 주가가 더 강한 상승세를 탄다는 의미다.
앞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3월 19일 20일 이동평균선이 12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내려가는 형태의 데스크로스를 형성했다. 이후 6월까지 3달여간 4만원대 초반~5만원대 초중반 박스권에 머물며 조정 국면을 보였다. 하지만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이 가시화되며 이달 들어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5만2600원에 출발해 30일 5만9000원까지 12% 넘게 올랐다. 29일엔 장중 6만원을 넘어서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2분기 깜짝 실적 효과에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며 상승세를 거듭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2분기 연결기준 매출 52조9700억원, 영업이익 8조15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순매수로 전환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골든크로스 형성 이후 매수 규모를 크게 늘렸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누적 순매수 규모는 지난달 13일 582억원 수준에서 24일 8590억원으로 늘었고 지난 3일 2조2981억원까지 40배 가까이 늘었다.
증권가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줄상향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가 상향은 지난해 12월 이후 약 7개월만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제시한 21개 증권사 중 7만원 이상을 목표가로 내건 곳은 17곳에 육박한다. 최고가는 하나금융투자가 제시한 8만원, 최저가는 상상인증권의 6만2000원이다. 이날 삼성전자 종가(5만7300원) 보다 8.2~39.6% 가량 높은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의 수혜가 삼성전자 실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이 파운드리 외주 비중 확대 계획을 밝히며 2분기 깜짝 실적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밸류에이션 할증 가능성이 주가에 반영될 때가 됐다”며 “파운드리 업계 전체적으로 낙수효과가 발생해 TSMC와 삼성전자가 둘 다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1000억원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골든크로스 발생 이후 이달 들어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했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은 지난달 30일까지 2조5530억원 어치를 누적 순매수했으나 이후 순매도로 전환해 31일(-763억원), 3일(-1785억원),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누적 순매수 규모도 2조2981억원으로 낮아졌다.
기관 역시 매도세를 거듭하고 있다. 기관 투자자는 지난달 23일 이후 9거래일째 팔자 행진 중인데, 누적 순매도 규모만 3946억원에 이른다. 일각에선 증권가의 목표가 상향에도 기관투자가가 매수로 따라붙지 않으면서 주가의 장기 상승 추세에 물음표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버디램 수요의 반등 시점은 3분기보다는 4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버디램 재고조정이 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설비투자는 하반기 경기회복과 더불어 서서히 회복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하반기 삼성전자 디램 공급량이 당초 예상보다 많아질 것이다. 삼성전자가 당초 계획보다 생산 계획을 높게 변경하면서 삼성전자 디램 보유 재고는 작년말 대비 감소하지 않을 전망”이라며 “디램업체의 재고가 줄어들지 않으면서 하반기 가격 하락폭이 확대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hur@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