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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투톱···삼성전자 ‘날고’ SK하이닉스 ‘기고’ 왜?

희비 엇갈린 투톱···삼성전자 ‘날고’ SK하이닉스 ‘기고’ 왜?

등록 2020.07.29 14:22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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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외국인 귀환에 연일 강세···장중 6만원 돌파SK하이닉스, 7월 외국인 순매도 4위···‘화웨이 제재’ 우려3분기 실적 전망도 ‘먹구름’···증권가 “마지막 조정 구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6월까지만 하더라도 비슷한 흐름으로 움직이던 두 회사의 주가는 이달 들어 외국인 수급 움직임에 따라 상반된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삼성전자 주가는 장 초반 강세를 보이며 장중 한때 6만400원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가 6만원선을 돌파한 건 지난 2월 20일 이후 약 5개월여만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한 달간 삼성전자 주식을 2조3606억원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전날에는 역대 2번째인 921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삼성전자를 연일 팔아치웠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에 전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5.4% 오른 5만8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으로 종가 기준 지난 2월 21일(5만9200원)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이 삼성전자에 다시 베팅하는 요인으로 인텔의 7나노 기반칩 제품 출시 연기와 더불어 한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앞서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3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가시화됐다는 기대감이 커졌고, 이로 인해 외국인들의 경기개선 기대감이 한국 주식시장의 대표주인 삼성전자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이슈와 경기 회복 기대감이 더해져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경기민감주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면서 “이에 외국인들도 ‘코로나19 수혜주’로 꼽힌 언택트주를 팔고 대표적인 경기민감주인 삼성전자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인텔발 이슈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신나노 기술에서 AMD에 밀리면서 위기를 맞은 인텔은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후 제품을 내부적으로 생산하거나 외부에 맡기는 방식 등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텔에서 CPU물량에 대해 파운드리 주문을 늘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7나노 공정급을 소화할 수 있는 곳은 TSMC와 삼성전자 밖에 없다”며 “삼성전자의 신규 고객사 확보 기회가 될 수 있어 외국인이 코스피 수급 중심으로 유입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투톱’으로 꼽히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주가가 두 달 넘게 횡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전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장 대비 0.36%(300원) 오른 8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이달 초 8만5300원에서 2.5% 하락한 수치다. 또 지난 3월 이후 최대치인 9만1000원(6월 8일)과 비교하면 8.6%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비대면 특수로 2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에 육박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조946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05.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시장 전망치인 1조8041억원을 약 8% 상회하는 ‘어닝서프라이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조606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3.4% 늘었다. 순이익은 1조2643억원으로 135.4% 증가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서버 메모리 수요 강세로 우호적인 가격 환경이 조성됐다”며 “주력 제품의 수율 향상 등 원가 절감이 동반되면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 분기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SK하이닉스의 주식을 연일 팔아치우고 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무려 2조원 넘게 사들이는 동안 SK하이닉스는 2683억원 순매도했다. 순매도 금액 기준으로 전체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가 SK하이닉스 주문 감소 등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보다 사업구조가 메모리반도체로 단출한 SK하이닉스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특히 높다. 중국 업체 중에서도 화웨이는 단연 SK하이닉스의 가장 큰 매출처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은 이전 전망에 비해서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서버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물량 반등을 기대했던 모바일은 화웨이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5G 스마트폰 출하 증가, 신규 게임 콘솔 출시 등의 긍정적인 변수도 있지만 실적 부진의 방향성을 전환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라며 “최근 주가 부진도 DRAM 현물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세가 유지되고, 서버 DRAM 거래 가격의 부진 등으로 성장 모멘텀 부진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2분기에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그 모멘텀을 3분기까지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미중 갈등 고조 등으로 인해 하반기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모바일 수요는 회복 중에 있고, 신규 게임 콘솔용 그래픽 디램과 SSD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결과적으로 3분기에는 실적이 소폭 감소하고, 주가도 마지막 주가 조정 구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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