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가 3세 신승렬씨, 농심홀딩스 주식 1964주 처분 부친 신동익 부회장 사내이사직 사임 무관치 않을 듯 매각 자금 1억6천 메가마트 지분 매입 쓰일 가능성도 2세 경영구도 구축, 사실상 계열분리 수순 작업 일환
부친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이 2009년부터 역임한 농심홀딩스 사내이사직을 사임한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농심가 오너 2세들의 후계구도가 일찌감치 윤곽을 드러낸 만큼 계열분리 작업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부회장의 장남 신승렬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5차례에 걸쳐 농심홀딩스 보통주 1964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 기간 농심홀딩스의 평균 주가는 8만원선으로 약 1억6000만원어치다. 이로써 신승렬씨의 농심홀딩스 지분율은 0.27%(1만2312주)로 집계됐다.
앞서 5월 신승렬씨는 농심홀딩스 주식 608주를 사들이며 2년 만에 소유 주식수를 늘렸다. 농심가 3세들의 지분 매입 행렬에 동참한 것으로 매입 주수는 제한적이었다. 지난 2003년 처음으로 농심홀딩스 주주명부에 오른 뒤 소량씩 지분을 늘려왔던 만큼 이번 매도 물량은 적지 않은 규모로 분석된다. 사실상 고점 매도와도 거리가 멀다. 농심홀딩스의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는 작년 10월 15일 기록한 9만원으로, 10% 가량 낮은 가격에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들 3세들이 보유 중인 주식을 향후 승계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현재 신승렬씨의 메가마트 지분이 없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신 부회장이 56.14%(173만8135주)로 메가마트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승렬씨가 이번 주식 처분으로 마련한 자금을 메가마트 지분 취득에 사용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서는 신 부회장이 농심홀딩스 사내이사직을 중도사임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월말 신 부회장은 2009년부터 역임한 농심홀딩스 사내이사직을 임기 1년을 남기고 공식 사임했다. 돌연 사의를 표명한 이유는 개인사정으로 전해진다. 신 부회장의 빈자리는 신 회장의 장녀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이 메꾸기로 했다.
신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계열분리를 위한 수순을 밟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농심그룹은 일찌감치 2세 경영인들의 후계구도를 정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쌍둥이 형제 중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이 농심홀딩스를 통해 농심을 지배하고 있으며, 쌍둥이 차남 신동윤 부회장은 율촌화학 경영을 맡고 있다. 삼남 신 부회장은 유통기업 메가마트 경영을 맡겼다. 이들 형제간 지분정리 작업이 마무리되면 계열분리를 통한 독립 경영 체제를 구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 부회장은 농심 지분 1.64%(10만주)를 보유 중이며, 농심홀딩스 소유 지분은 없다.
지난 2013년 신 부회장이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 1년 만에 농심 부회장직을 조기 퇴임한 것과도 일맥상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구원투수’로 투입된 신 부회장은 비상사태를 해결한 뒤 임기 2년을 앞두고 사임했다. 작년부터 농심가 장손 신상렬씨가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 만큼, 향후 신승렬씨의 지배력 확보 등 경영권 승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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