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연구개발비 4000억원 투입 속도전매출액 대비 8.3% 비중···과감한 투자집행차세대 배터리 ‘젠5’···미래엔 ‘전고체배터리’
상반기 삼성SDI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4091억5200만원의 연구개발비가 사용됐다. 같은 기간 4조956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므로 전체 매출액과 비교해 연구개발비가 8.3%에 달했다. 경쟁사인 LG화학의 상반기 전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 4%와 SK이노베이션의 0.7%를 고려하면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하반기 같은 규모의 4000억원을 대입하면 삼성SDI의 올해 연구개발비는 80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역대 최대치다. 삼성SDI는 최근 연구개발비에 ▲2016년 5538억원 ▲2017년 5271억원 ▲2018년 6048억원 ▲2019년 7126억원을 집행했다.
과실도 눈앞에 다가온 분위기다. 삼성SDI의 2분기 사업부문 실적을 보면 전지(배터리)사업부문 매출액은 1조918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 늘었고 전년동기보다 5.3% 증가했다.
삼성SDI는 미국 테슬라와 중국 BYD 등 전기차 기술을 보유한 완성차 업체와 주행 거리 확보 경쟁 중이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맞아 주행 거리와 충전 속도 개선에 초점을 맞춰 연구개발에 속도를 높이는 것으로 감지된다.
삼성SDI는 내년 5세대(Gen5·젠5) 전기차 배터리 양산을 눈앞에 뒀다. 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20% 이상 개선되고 원가도 크게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특히 한 번 충전하면 600km이상 이동할 수 있으며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삼성SDI는 삼성종합기술원에서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 연구를 이관받을 가능성도 크다. 이미 차세대 먹거리로 전기차 배터리가 점찍어진 만큼 과감한 연구개발비 집행으로 투자 속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행 리튬이온 배터리의 차세대 형태다.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30%가량 가벼우면서도 1회 충전으로 800km를 주행할 수 있다. 안전성과 수명 모두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개선할 수도 있다. 고체 전해질을 적용했으므로 큰 사고가 나도 폭발할 가능성이 낮다.
삼성SDI 관계자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고체 전지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규 소재를 접목해 양산화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실제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과 7월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두 차례 머리를 맞댄 이후 삼성SDI 행보는 지속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천안 삼성SDI에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을 만난 데 이어 지난 7월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를 찾아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 공급을 두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파우치형 기술로 경쟁하는 반면에 삼성SDI가 각형 기술로 다른 차원의 시장 입지를 넓힐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구조에 확실한 표준이나 정석은 없다. 특히 현대차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 이어 삼성SDI와도 파트너 관계를 맺으면 각형 선두주자 배터리 업체와도 손을 잡게 된다.
이 부회장 역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관심이 깊다. 이 부회장은 사장 시절인 2012년 독일 BMW 본사와 전기차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뮌헨으로 달려가 경영진을 만나기도 했다. 이후에도 삼성종합기술원과 삼성SDI를 방문할 때마다 관련 보고를 수시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SDI의 자동차용 전지 매출액은 2020년 3조8000억원에서 2024년 10조원으로 매년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삼성SDI 관계자는 “올해 자동차전지는 전년대비 50%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내년에도 올해 수준 성장과 자동차 전지 단독 흑자전환이 목표”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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