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5일부터 화웨이 반도체 납품 원천봉쇄단기 매출 타격, 반도체사업 반등세 꺾일 우려글로벌 메모리 공급사 삼성·SK·마이크론 뿐 길게 보면 화웨이 대체 생산 수요 효과 기대
9일 삼성·SK 반도체 사업부문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17일 발표한 화웨이 추가 제재안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제조해 화웨이로 보내는 D램, 낸드 등 메모리반도체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은 8월 중순 이후부터 제조한 반도체는 화웨이로 납품할 수 없게 됐다.
삼성 반도체 관계자는 “지난달 미 정부가 발표한 메모리가 포함된 화웨이 추가 제재는 유효기간 없이 즉시 발효였다”며 “화웨이 납품을 재개하려면 미 정부의 반도체 공급중단 철회 방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는 오는 15일부터 화웨이로 들어가는 반도체 공급을 원천 봉쇄시킬 예정이다. 이미 지난달 17일 이후 제조되는 삼성과 SK 반도체는 화웨이로 공급 길이 막혔다. 미국의 수출 허가(라이선스)를 받으면 예외적으로 화웨이에 공급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허가 대상은 아니다. 미국의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은 지난달부터 화웨이로 보내는 반도체 공급이 차단됐고 관련사들도 화웨이와의 거래가 중단됐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지난달 17일 화웨이 추가 제재 발표 이전에 제조를 시작했던 삼성과 SK의 반도체는 이달 14일까지 화웨이로 납품할 수 있다는 것. 반도체 특성상 주요 부품이 한달 정도 제조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 고려돼 제재 유효기간을 뒀다는 게 반도체 업계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 침체기를 겪었고 올해 반등세를 노리고 있다. 지난 2분기 반도체 매출은 18조2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조4300억원으로 약 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매출액은 8조6000억원으로 3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9467억원으로 205% 급증했다.
하지만 화웨이 공급 중단 여파는 3분기보단 4분기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좋았던 반도체 반등세가 최근 D램 가격 하락 악재 등으로 주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이달 15일 이후부터 당장 화웨이 매출은 없어진다”며 “화웨이만큼 큰 기업을 당장 찾는 게 당장 쉽지 않아 단기적 매출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장기적으로 삼성과 SK는 화웨이가 생산을 못하는 만큼 다른 업체들의 대체 생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메모리 공급 업체는 삼성, SK, 마이크론 등 글로벌 제조사가 몇 군데 없어 길게 보면 공급 수요 자체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애플·도이치텔레콤·테크트로닉스·버라이즌과 함께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전체 매출 12%)에 들 정도로 상당히 기여가 많아 단기 매출 하락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삼성전자의 반사이익이 클 것이란 평가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갤럭시폰을 추격해오던 세계 2위 화웨이가 내년부터 급격히 물량이 줄어들 전망이어서 세계 1위 삼성은 세계 각 지역에서 시장 점유율 상승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가 선두자리를 굳힌 네트워크 장비 시장 4위 업체인 삼성은 추격의 발판을 잡았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다급해진 것은 반도체 외에도 다른 사업군이 많은 삼성전자보단 반도체 사업에 의존하는 SK하이닉스 쪽이다. 양사의 중국 매출 비중을 보면 삼성전자는 15% 안팎, SK하이닉스는 40%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매출(15조8050억원) 가운데 중국 매출은 41.2%(6조5172억원)였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연간 매출에서 그동안 화웨이가 차지했던 비중은 약 3~4%, SK하이닉스 매출에서 화웨이 비중은 10%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 모두 “고객사 매출 정보는 외부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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