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 회장 취임 후 첫 정기인사13일 후속 조직개편도 발표 예정정유업 위기 지속 체질개선 박차
27일 재계에 따르면 GS그룹은 오는 12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13일 후속 조직개편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3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 것과 비교하면 약 3주 가량 빨라진 것이다.
이번 인사는 올해 초 허태수 회장이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단행하는 정기 임원인사다. 허 회장이 올해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시기를 예년보다 앞당긴 것은 코로나19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차세대 경영인들을 빠르게 발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허 회장은 올해 초 GS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고 회장 임기를 시작했다. GS그룹은 다른 그룹사에 비해 정유업 의존도가 높은데, 2018년부터 시작된 정유업계의 업황부진(다운사이클) 탓에 위기를 맞았다.
이에 GS그룹은 허 회장 체제를 통해 신성장동력 발굴을 가속화 한다는 구상이었다. 허 회장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GS홈쇼핑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GS홈쇼핑을 업계 1위에 올려놓은 데 이어 해외 진출, 스타트업 투자 등을 진두지휘 하면서 ‘도전과 혁신’의 아이콘으로 평가 받아왔다. 실제로 허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투자회사 설립을 지난 8월 마무리하는 등 체질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허 회장 취임 직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그룹 포트폴리오 개선에 좀처럼 속도를 내기 어려워지고 있다. GS그룹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매출의 60%를 책임지는 GS칼텍스는 지난 상반기 매출액이 11조70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0%나 줄었다. 상반기 영업손실은 1조1651억원, 당기순손실은 1조132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냈던 GS리테일은 올 상반기 매출액 4조35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역신장 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0.3% 늘어났으나 이는 1분기 부동산 개발업 자문료가 반영된 영향이 크다.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29.2%나 감소한 592억원에 머무르면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GS홈쇼핑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와 비교해 3.4%, 2.2% 성장하는 데 그쳤다. GS건설도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3.6%, 15.4%나 줄었다.
이 때문에 지주사 GS의 실적도 뒷걸음질쳤다. GS의 상반기 매출액은 7조8616억원, 영업이익은 166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1.9%, 83.3%나 급감했다.
허 회장은 올해 조기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인물들을 적극 기용하고 빠른 조직 안정화에 나설 전망이다. 이를 통해 내년도 사업 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정유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다양한 신사업 발굴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허 회장의 이 같은 전략은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이달 초 단행된 ‘원포인트’ 인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허 회장은 최근 오너 4세인 허서홍 전무를 GS 비등기 임원으로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허 전무는 2006년 GS홈쇼핑 신사업팀에서 일하며 허 회장과 손발을 맞춘 바 있다. 이후 2012년 GS에너지로 옮긴 후에도 다양한 신사업 발굴해왔다. 허 전무는 GS에서 신사업 발굴과 벤처 투자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한편 재계에서는 코로나19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예년보다 정기인사를 앞당기는 기업이 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오너 3세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담당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10개 계열사에 대한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친환경 에너지와 첨단소재 기업 도약을 위한 사업 재편에 방점을 둔 인사였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부문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월 중순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시기를 앞당겼다. 이마트 첫 외부 출신 대표이사인 강희석 대표가 쓱닷컴 대표를 겸직하도록 해 온오프라인 시너지 확대에 나선다.
지난 8월 갑작스러운 비정기인사를 단행했던 롯데그룹 역시 올해 임원인사를 앞당겨 다음달 중순께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은 8월 인사 당시 그룹 2인자였던 황각규 부회장이 전격 퇴진한 만큼 쇄신을 위한 파격적인 후속 인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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