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상장 이후 개미 4637억원 순매수···전체 2위카카오게임즈·SK바팜도 각각 1605억·772억 순매수주가 급락에 손실 ‘눈덩이’···“상장 초 변동 구간 주의”
문제는 주가가 연일 약세를 보이는 동안에도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하락하는 종목을 매수하는 것은 향후 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저점매수’ 판단을 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공모주들의 경우 상장 초기 변동성이 큰 구간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점매수 판단은 성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실제로 지난 27일 빅히트는 전 거래일 대비 9.57%(1만6500원) 내린 15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자 공모가인 13만5000원과 불과 2만1000원 밖에 차이나지 않는 수준이다. 또 상장일인 지난 15일 장중 최고가(35만1000원) 대비로는 이미 절반 이상 떨어졌다.
상장 후 7거래일 동안 개인이 사들인 빅히트 주식은 4637억원에 달한다. 이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개인 순매수 종목 2위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카카오게임즈는 1605억원으로 3위, SK바이오팜은 772억원으로 8위에 오르는 등 ‘공모주 빅3’ 모두 나란히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개인은 빅히트 상장일인 지난 15일과 이튿날인 16일에만 빅히트 주식을 무려 4038억원어치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15일 하루에만 2435억원어치 순매수했으며 20% 이상 급락한 16일에도 1602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기간 평균 매수단가는 각각 29만원, 21만원 수준으로 현재 주가와 비교해 수익률은 마이너스 46.2%에 달한다.
빅히트의 경우 3, 4대 주주가 고점에서 대규모 주식을 매도하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빅히트 3대 주주인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빅히트 보유 주식 중 19만6177주를 빅히트의 상장 첫날인 15일 장내 매도했다. 한 주당 평균 처분 단가는 31만2874원으로 약 613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4대 주주인 메인스톤과 특별관계자인 이스톤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는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빅히트 주식을 내다팔았다. 메인스톤과 이스톤PE가 5거래일에 걸쳐 빅히트 지분을 정리해 현금화한 금액은 3644억원에 달한다. 한 주당 처분 단가는 약 23만원이었다.
또한, 빅히트는 기관이 보유한 주식이 내달 초까지 대량으로 풀릴 예정이다. 빅히트가 상장한 15일 이후 한 달 안에 의무 보유 기간이 끝나는 기관투자자 보유 주식은 총 152만7879주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빅히트 주식(약 1005만 주)의 15%에 해당하는 물량이 시중에 추가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주주들의 추가 매도 폭탄까지 더해질 경우 주가도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도 상장 한 달 뒤인 지난 12일 1개월 의무보유 기간을 끝낸 물량이 시장에 나오자 주가가 7.36% 급락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직후 ‘따상상’에 성공해 주가가 8만1100원(종가 기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긴 내리막을 탄 끝에 현재 주가는 4만4100원으로 고점 대비 약 45.6% 떨어져 시초가(4만8000원)마저 밑돌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빅히트의 공모가 고평가 논란 속에 대주주 매도 폭탄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공모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보호예수 물량을 보유한 기관들의 경우 보호예수가 풀리는 시점부터 물량을 적극 처분할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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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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