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사퇴 발언한 홍남기···與 “당혹스럽다” 野 “소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홍남기 경제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이수길 기자 [e-mail]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 도중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표 제출 사실을 밝혔다. 여당 의원들은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야당에선 소신을 높게 평가했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는 “양도소득세 대주주 요건을 1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한 데 책임지고 오늘 사의 표명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질문을 하던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놀랍고도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두관 의원은 “엄중한 시기에 그런 입장을 말해 저도 참 당혹스럽고 아쉬움이 든다”며 “여러 질의를 준비했지만 서면 질의로 대체하겠다”며 질의를 짧게 마쳤다.

민주당에선 홍 부총리의 언행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동민 의원은 “설사 결심했더라도 이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이 책임 있는 공직자의 태도인가”라며 “기성 정치인의 정치적 행동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어 부적절하다”고 질타했다.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께서 사의를 반려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계속 부총리직을 수행해야 한다”며 “복잡한 정치 상황 속에서 고민과 불만도 있겠지만 반려된 만큼 더욱 사명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윤후덕 기획재정위원장은 “질문도 없는 상황에서 사의 표명 사실을 스스로 밝혀 위원들이 애써 준비한 정책 질의와 예산 심의를 위축시켰다”며 “위원회 권위에 맞지 않은 행동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주주 요건을 낮추는 것에 찬성했던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1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당정청이 결론 낸 것은 굉장히 비겁한 결정”이라며 “사직서를 낼 게 아니라 끝까지 원칙대로 대주주 요건을 시행할 것을 설득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에선 홍 부총리의 발언을 높이 평가했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책임지는 자세가 참 보기가 좋다고 생각한다”며 “국정감사 때부터 했던 소신 발언을 아주 높이 칭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