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재난지원금 놓고 전 국민 VS 선별 논쟁 재점화이재명 “기재부, 과거에 젖어있어···게으른 것 아니냐”홍남기 “재정은 화수분 아냐. 적자국채에서 모두 충당”
이재명 지사는 지난 12일 오후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인터뷰에서 4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논의와 관련해 기재부를 향해 “험하게 표현하면 게으른 것 아니냐. 변화된 세상에 맞춰서 공부도 좀 하고 고민도 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기재부는 과거에 고도성장기에 관료가 된 사람들”이라며 “이분들은 고도성장 때 돈을 모아서 기업 공급 측면에서 투자하면 경제가 선순환하는 시대에 젖어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확장 재정 정책을 과감하게 계속해야 한다”며 “4차(재난지원금)는 모두가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경제·복지효과, 가계지원 효과도 있는 지역화폐 전 국민 지급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 여력이 없다는 것은 엄살에 불과하다"며 "국가부채는 다른 나라에 비교해서 너무 지나치게 높아서 국가 신용에 문제가 생길 정도가 아니면 결국 국가부채를 늘릴 것이냐 가계 부채를 늘릴 것이냐 선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홍남기 부총리는 선별 지급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10일 오전 KBS 일요진단 ‘재난의 시대, 한국경제 길을 묻다‘ 방송에 출연해 “최근 정치권에서 떠오른 4차 재난지원금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지급이 불가피하더라도 전 국민 지원이 아닌 피해계층에 집중 지원하는 선별지원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정된 재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재정을 맡는 입장에선 피해를 입은 계층을 집중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라고 밀했다.
홍 부총리는 “다른 국민이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화수분이 아닌 정부의 한정된 재원으로 피해계층에 대한 지원을 두텁게 하는 것이 경제 전체적으로 바람직하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재난지원금을 또 지급하려면 모두 적자국채에서 충당해야 한다”면서 “이것이 국가신용등급,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미래세대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이 도지사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8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은 배타적 관계가 아닌 보완 관계이고, 1차는 보편지원, 2차·3차는 선별지원을 했으니, 과감한 확장재정정책을 검토하는 마당에 이제 전 국민 보편 지원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지사와 홍 부총리의 충돌은 처음이 아니다. 이 지사는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에 홍 부총리를 겨냥해 “전쟁 중 수술비 아낀 것은 자랑이 아니라 수준 낮은 자린고비임을 인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3일에도 “‘기재부의 나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소불위”라고 비난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페이스북에 “‘두텁기가 큰 바위는 바람이 몰아쳐도 꿈쩍하지 않듯 진중한 자의 뜻은 사소한 지적에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이라며 “지금 위기극복 및 경제회복을 위해 곁눈질할 시간,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한편 4차 재난지원금의 지원방식을 놓고 정부와 당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홍 부총리의 입장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정 총리는 지난 7일 ‘이재명 지사님의 말씀에 부쳐’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지금은 어떻게 하면 정부 재정을 ‘잘 풀 것인가’에 대해 지혜를 모을 때다. 급하니까 ‘막 풀자’는 것은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반면 이낙연 대표가 이 지사를 옹호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홍 부총리 방송 출연이 끝난 지 1시간 만에 ‘3차 재난지원금은 충분치 않다’는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joojoosk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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