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파이낸셜 대주주 미래에셋, 지분 줄여가며 대주주 지위 포기카카오는 마이데이터 사업 난항, 외국계 대주주 문제에 문턱 못 넘어주가는 ‘마의 구간’ 넘었으나, 단기급등·공매도 이슈로 횡보세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가 테크핀(기술금융) 등 금융산업에 도전하면서 지난 2019년 11월 야심차게 세운 회사인데, 여기에 미래에셋대우가 8000억원(36만4227주 취득) 가량 투자했다는 사실까지 더해지면서 세간의 이목을 더욱 끌기도 했다.
이로써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파이낸셜의 대주주로 등극하게 됐다. 당시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네이버가 70%(100만주), 미래에셋대우가 25.5%(보통주 21만4477주+전환우선주 14만9750주로 총 36만4227주)로 구성, 통상 의결권 있는 보통주 지분을 10% 이상 들고 있으면 대주주로 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네이버와 함께 금융업 혁신을 이끌겠다는 의지로 대주주 지위까지 오른 것인데, 이번에 지분을 줄여가며 대주주 자리를 포기하자 그 배경에 자연스레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하는 것은 흔해도, 보통주를 전환우선주로 만드는 일은 보기 드물기 때문이다. 그만큼 기업에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이 줄어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네이버파이낸셜이 핵심 과제로 삼고 있는 ‘마이데이터(MyData)’ 사업과 연관이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란 개인들이 가진 수많은 금융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은 이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들의 재무관리와 금융정보 등을 제공하는 금융서비스 사업을 할 계획이다. 이미 마이데이터사업 예비허가까지 받은 상태다.
문제는 2대 주주인 미래에셋대우가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질 위기에 있다는 사실이 발각되면서 미래에셋대우가 금융당국의 마이데이터 사업자 심사에 걸림돌이 됐다는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작년초 100억원 규모 자금을 신고하지 않고 외국에 투자해 문제가 됐다. 관련 규정(신용정보업감독규정 등)에 따르면 10% 이상 지분을 가진 대주주가 금융 관계 법령을 위반한 경우 마이데이터 사업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결국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위해 미래에셋대우가 지분율을 10% 밑으로 조정한 것이다.
미래에셋대우와 손잡은 네이버파이낸셜은 가까스로 마이데이터 본허가 심사 요건을 갖췄지만, 라이벌(?)인 카카오는 이 문턱을 넘기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금융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해 빅테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비롯해 카카오페이,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SC제일은행, SK플래닛, 민앤지, 쿠콘, 삼성카드까지 이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페이 역시 대주주 자격 요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데, 네이버파이낸셜처럼 대주주가 지분율을 낮춘다고 해서 간단히 해결될 문제는 아닌 모습이다. 카카오페이의 대주주(2대 주주)인 중국 앤트그룹 역시 적격성이 문제되면서 예비허가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마윈이 창업한 알리바바그룹의 자회사인 앤트그룹은 카카오페이 지분 43.9%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중국 당국이 작년 10월 앤트그룹의 앤트파이낸셜의 상장 중단 조치를 발표하면서 국내 금융당국은 카카오페이 대주주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중국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앤트그룹은 그 현황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마이데이터 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대주주 적격성 규제가 과도하는 지적도 나온다. 즉 정부가 요구하는 기준이 핀테크사의 실정과는 거리가 먼데다, 이런 심사기준으로 여러 기업이 고배를 마신 탓에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단 마이데이터 사업은 이달 말 본허가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네이버와 카카오가 마이데이터 사업을 앞두고 희비가 엇갈렸다 해서 주가까지 엇갈리진 않고 있다. 이들은 연초 이후 각각 '마의 구간'인 30만원과 40만원대를 각각 넘었으나, 최근의 단기 급등에 의한 숨고르기와 공매도 이슈 등으로 현재는 횡보장세를 보이고 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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