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많이 오른 상황에서···“이정도 당근 작다”사업 진행 어려운 강북권 단지 참여 가능성 有강남 대단지들 참여 없으면 공급 계획 요원3040, 전세 없어 발동동···관련 대책 없어 한숨만
4일 정부는 서울에 32만 가구를 포함해 전국 85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대대적인 주택 공급 정책의 일환으로 공공주도 재건축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면제 등의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민간땅을 활용해 주택 공급을 하기 위한 당근책인 셈이다.
재초환 면제는 물론 공공 재개발 사업장으로 선정되면 조합원에게 최대 30%p 추가 수익도 보장해준다고 약속했다. 또한 도시 건축 규제 대폭 완화와 재건축 2년 의무거주 면제 및 현물 납입시 양도세 비과세 등 다양한 혜택도 부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시장은 이번 대책의 당근이 ‘작다’고 말한다. 특히 강남권 대형 재건축 단지들은 공공에 대한 불신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기 때문에 참여가 요원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게다가 아직 정부가 제시한 청사진만 있을 뿐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어 민간에서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왔다.
허준 강남구 대치동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의원은 “강남권 재건축은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공공이 개입하는 걸 아주 싫어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공공에 포커스를 맞춰서는 강남권 재건축 대단지들이 참여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용적률을 준다고 해도 지자체에서 고도제한을 풀어줄 수 있느냐도 문제”라며 “결론적으로 큰 틀만 나왔지 구체적인 방식이 없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배왕 강남구 청담동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의원은 “공공이 주도로 시행을 하겠다는 걸 두고 ‘내 땅을 뺏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번 대책은 공공재생사업의 플러스 알파 정도로 읽힌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급 물량 자체도 당장 풀리는 게 아니니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단기적으로 집값이 잡히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금 시장에서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게 현실”이라며 “전세를 찾는 3040세대들이 갈 곳이 없어 변두리 빌라라도 구매를 하는 실정인데, 이에 대한 대책은 없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다만 강남 대규모 재건축 단지보다는 강북 내 소규모 재건축 조합은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시선이 있었다.
김성명 서울 강북구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의원은 “조합 사업 진행이 잘 이뤄지지 않는 강북권 조합들은 임대주택을 내준다고 해도 속도가 빠르다면 공공방식을 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공급이 늘어난다고 집값이 잡힌다는 데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김 대의원은 “공공 재건축 사업으로 공급이 늘어나긴 하겠지만 이 역시 눈에 보일만큼 빠른 속도는 아니다”라며 “또한 개발이 진행되면서 주변 주택 가격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영옥 성북구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의원 역시 “사업 진행이 더딘곳은 공공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겠다”면서도 “사실 입지가 좋은 단지들은 재초환 면제와 조합원 할인 등을 고려하더라도 분상제 등으로 제한되고 하면 조삼모사일 것”이라고 평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crystal@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