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뚝심 재무구조 악화 상황 초래했으나결국 실적 견인 역할 코로나 수혜 더해 잭팟슈완스 해외매출 무려 60% 끌어올려 실적 효자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4조2457억 원, 영업이익은 1조3596억 원으로 슈완스 매출 2조 8322억 원 포함한 해외 매출은 4조1297억 원에 이르며 약 46%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이 회장이 지난 2018년 11월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 전문 기업 슈완스컴퍼니(이하 슈완스) 덕분이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 2017년 5월 경영에 복귀하면서 ‘그래이트CJ’를 내걸어 대규모 M&A를 추진하면서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슈완스 인수는 CJ그룹 역사상 규모가 가장 큰 빅 딜이었다. 기존 최고 투자 금액은 2011년 대한통운 인수 당시 쓴 금액인 1조 9000억 원었다. 그만큼 슈완스는 이 회장이 CJ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곳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슈완스 인수 이후 외형 확장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슈완스 인수 이후 CJ그룹은 차입금이 크게 늘며 재무구조가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했다. 부채 비율은 200% 가까이 급증했고 그룹 전체 유동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결국 이 회장은 CJ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물론 계열사 등 매각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 92-1번지 외 토지와 건물을 케이와이에이치(KYH)에 1조500억 원에 처분했다. 두 동으로 나눠진 CJ인재원은 한 개 동을 CJENM에 팔아 528억 원을 확보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슈완스 인수가 ‘득’이 아닌 ‘독’이 됐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슈완스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이루면서다. 미국 현지 가공식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코로나19가 호재가 됐다.
한식 세계화 브랜드 ‘비비고’ 또한 슈완스로 시너지를 얻게 됐다. 슈완스 인수로 세계 최대 가공식품 시장인 북미를 본격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비비고 만두는 연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식품 단일 품목으로 연매출 1조 원을 넘어선 것은 식품업계 최초다. 비비고 만두 매출 중 60% 이상이 미국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슈완스 인수로 확보한 생산능력과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효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은 기존에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 오하이오 등 5곳에 생산 기지를 갖고 있었는데 슈완스 인수로 22개 공장으로 대폭 확대됐다.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물류·유통·영업망도 확보하는 효과도 얻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 수요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올해 1월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사우스다코타 주 정부 지원으로 수폴스에 17만평 규모의 생산기지 부지를 확정했다.
이미 CJ제일제당의 미국 전역 만두 생산공장 가동률은 90% 수준에 이르러 향후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생산라인을 선제적으로 늘리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2025년 준공될 이 공장은 비비고와 슈완스의 '차세대 K-푸드' 생산기지로 사용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인의 입맛을 잘 알고 있는 슈완스와 CJ제일제당의 기술 노하우와 연구개발 기술력을 접목해 미국 시장에 한식을 비롯한 아시아푸드 제품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미 지난해 초부터 비비고뿐 아니라 아시안 냉동식품 브랜드 ‘카히키’, 아시안 스낵 브랜드 ‘파고다’ 등의 제품을 함께 진열하는 ‘아시안푸드 존(Zone)’을 별도로 만들고 소비자 반응을 살펴왔다.
CJ제일제당은 우선 올해까지는 만두·피자·햇반 등 주력 카테고리에 집중하고 내년부터는 상온 가정간편식(HMR)으로 영역을 확대해 미국 사업 대형화를 이끈다. 특히 비비고 만두를 이을 차세대 K-푸드를 발굴하는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앞으로 미국사업은 비비고 만두의 뒤를 이을 제품을 찾는 데 집중하는 것을 최우선순위로 두고 있다”며 “몇가지 후보군을 두고 어떤 제품이 적합한지를 판단해 향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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