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농업인 피해규모 산출했음에도···재난지원 미신청새 대상에 소득파악 어려운 노점상 포함···형평성 어긋 지적도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4차 재난지원금 지원에 쓰인 2조3000억원의 농어촌특별세가 쓰였지만 농어민들에게는 한 푼의 지원금도 들어가지 않았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재갑 민주당 의원은 이번 추경예산 15조의 재원 중 국채발행(9조9000억원)을 제외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농어촌 특별회계 예산임에도 농식품부가 농어민에 대한 재난지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농어촌특별세는 농어업의 경쟁력 강화와 농어촌 산업기반시설의 확충 등 농어민을 위해 사용돼야 할 재원이지만 정작 농어업 관련 추경예산은 고작 0.3%인 405억 원으로 농어민에 대한 재난지원금은 전혀 없다.
앞서 정부는 이번 4차 재난지원에서 ‘맞춤형 피해지원 대책’을 강조했다. 지원 대상에는 특수고용직·프리랜서·법인 택시기사·노점상 등 200만여 명이 지원 대상에 추가됐지만 농어촌특별세의 주인인 농어민은 이번에도 제외됐다.
그동안 정부는 농어가에 대한 지원금 지급을 요구할 때마다 소득 감소분을 명확히 산출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농가보다 소득 파악이 더 어려운 노점상을 지급대상에 포함시키면서 형평성에 어긋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재갑 의원은 “농식품부‧해수부 장관은 직을 걸겠다는 각오로 농해수위에서 건의한 대로 우선 지원 대상자들에 대한 직접 지원금이 반드시 4차 재난지원금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도 농어민들의 피해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정부 부처를 질타했다. 홍 의원이 농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농촌진흥청, 산림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 제약 등의 문제로 지난해 농어민이 입은 피해는 47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구체적 현황을 보면 농업 분야는 학교 급식 중단 영향으로 친환경농산물이 전년 대비 12.2% 감소해 552억 원, 농촌체험휴양마을 사업이 40.4% 매출이 줄어 423억 원을 비롯해 총 1561억 원의 피해를 봤다. 수산업 분야는 수산물 수출 제약에 따른 수출 부진 등으로 2100억 원, 지역축제 취소와 일본산 참돔, 김 수입 급증으로 1036억 원의 피해가 났다.
홍 의원은 “관련 부처들이 농어민들의 이 같은 구체적 피해를 파악하고도 정작 기재부에 단 한 푼의 재난지원금도 신청하지 않아 농어민을 대변하는 정부 부처로서의 책임을 망각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농어촌 분야의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안에 14개 사업 448억 원이 배정됐는데, 대부분 보여주기식 단기 알바성 일자리 마련을 위한 것”이라며 “정부는 지난해부터 세 차례 총 52조 3700억 원의 재난지원금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에게 지원했지만, 전 국민에게 지급한 1차 재난지원금 외에 농어민들은 지급 대상에서 소외돼 국회와 농어민단체에선 재난지원금을 반영해줄 것을 촉구해왔다”고 지적했다.
계속된 재난지원금 대상 제외에 현장 농업인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 장관을 비롯한 관련자들을 향한 강도 높은 질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계 한 관계자는 “3차 지원 때부터 농어민단체는 물론 정치권까지 농어업인 코로나 피해 지원을 요구했지만, 피해대상과 규모 산출이 어렵다는 이유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기재부 눈치만 보는 농식품부 장관을 비롯한 관련 부처 관계자들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주장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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