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안 매각가 낮춰 내놨으나 원매자와 이견차매각 희망가 절반 이하로 요구 결국 계획 전격 철회예상외 실적 선전도 매각 철회 이유 미쏘 매출 폭증
31일 이랜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랜드에서 운영하는 미쏘·로엠·에블린·클라비스·더블유나인·이앤씨(EnC) 등 6개 여성복 브랜드를 전부 매각하기로 했으나, 이달 철회했다.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은 지난달 투자설명서를 배포하고 지난 25일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그러나 입찰 참여자가 없어 매각이 무산됐다. 이랜드는 이들 브랜드를 분사해 지분 매각을 통해 사업파트너를 찾을 예정이었다.
이랜드의 여성복 브랜드는 연 매출은 3000억 원 규모로 영업이익은 약 400억 원 수준이다. 당초 회사 측은 매각 가격을 3000억~4000억 원으로 희망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매각가를 2000억 원 중반대까지 낮췄다. 그러나 원매자들은 기업가치를 낮춰 매각가를 1000억 원대로 조정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랜드가 공개한 연 매출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매출로, 현 상황과 맞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랜드는 예상했던것보다 기업 가치가 낮게 평가되자 매각을 철회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이러한 가운데, 올 1분기 들어 보복 소비 영향으로 여성복 사업부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이랜드는 여성복 브랜드 매각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이랜드는 여성복 브랜드 ’로엠‘ 온라인 판매에 집중했다. 지난달 로엠의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195% 증가했고, 전체 매출 역시 115% 성장세를 보였다. 미쏘 역시 3월 누적 매출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325% 성장했다. 재킷류 판매가 늘면서 매출을 견인했다. 이랜드는 최근에 증가한 보복 소비 영향이 여성복 브랜드에 향하면서 매출이 큰폭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복 브랜드 매각을 철수하면서 이랜드는 발빠르게 사업 전략을 수정했다. 먼저, 이랜드는 향후 SPA와 스포츠, 여성복 등 세가지 영역의 패션 사업을 중심으로 ‘콸콸(Qual Qual)’이라는 새로운 플랫폼 사업에 도전한다. 이랜드가 상반기 론칭을 앞둔 ’콸콸’은 카카오와 협업한 한국형 신소매 플랫폼이다. 누구나 카카오톡에 있는 연락처 기반 지인들에게 링크를 공유해 판매가 이뤄지면, 판매 금액의 3~5%를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콸콸의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선 셀러와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제품군을 구비하고 있어야 한다. 부진했던 여성복과 달리 SPA는 스파오가 지난해 3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스포츠는 뉴발란스의 지난해 연매출이 5000억 원을 넘어 서는 등 굳건한 매출을 내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 그룹 내 알짜 캐시카우로 꼽혔던 여성복 사업 역시 10대부터 시니어까지 아우를 수 있는 포트풀리오를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가 매각 철회를 결정하면서 콸콸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판매할 수 있는 제품 폭을 넓혀,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겠다는 전략으로 비춰진다”며 “여성복 매각이 중단되고 다시 품기로 하면서 콸콸을 통한 매출 상승 효과가 있는지 지켜본 뒤 매각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콸콸은 기존의 ‘검색’ 중심의 쇼핑문화를 ‘추천’ 중심 쇼핑 문화로 바꾸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콸콸’이 자신의 취향을 주변 사람들에게 스스럼없이 공유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상품을 함께 구입하는 ‘공구(공동구매)’ 문화에 익숙한 MZ세대에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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