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9건→올해 4월까지 110건 ‘껑충’영업손실·자본잠식 등 부실기업 증가일부 종목 상폐 목전···투자자 주의 요구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스닥 관리종목은 110개다. 올해 들어 55개 기업이 관리종목에 추가 지정됐다. 전체 코스닥 종목(1495개)의 7.4%에 해당하는 규모로 코스닥 상장사 14곳 중 1곳 꼴이다.
관리종목이란 상장폐지 위험이 있는 종목을 의미한다. 지정 사유는 일반적으로 ▲지속적인 영업손실 ▲대규모 손실 ▲자본잠식 50% 이상 ▲감사의견 비적정 의견 ▲상장폐지사유 발생 등이다. 유가증권시장보다 코스닥 시장의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더 엄격하다.
코스닥 관리종목은 최근 3년새 빠르게 늘고 있다. 코스닥 관리종목은 2016년 36개, 2017년 34개, 2018년 39개로 매년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으나 2019년 83개로 두 배 이상 급증했고 이날 기준 110개를 넘어섰다. 12월 결산법인 실적 발표 시즌인 지난달에만 45개 기업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4월 들어서도 일주일새 4곳이 관리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가파른 증가세는 한동안 지속될 거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위기는 부실 기업을 양산했다. 기초체력이 약한 관리종목 지정 기업의 경우 대규모 손실이나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관리종목 지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기초여건이 취약한 관리종목, 자본잠식 기업의 현금소진 확률은 상당히 위험한 수준이며 신용등급 BB+ 이하 B- 이상에 해당하는 투자주의 등급 기업 또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상장기업의 악화된 수익성·성장성 회복을 위해 장기적인 혁신 방안에도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로 기업 매출이 25~75% 급감하는 경우 6개월 이내에 보유현금을 소진할 확률이 최대 7.23%까지 확대될 수 있다”며 “증권사 시나리오를 반영하면 총 102개 기업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송, 디스플레이, 에너지, 소재, 자본재 업종 위험도가 높은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 상장폐지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지난해 코스닥에서 상장폐지된 종목은 13건으로 신규 관리종목 지정 건수(69건)의 5분의 1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 특성상 상장폐지 시 개인 투자자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또 상폐 예정 기업들의 개인 주주들이 국민청원, 시위 등 집단 반발에 나서고 있어 시장 퇴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되는 기업 수는 신규 상장 기업 수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해 해외 주요국과 달리 여전히 양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기업의 잠재적 가능성을 기반으로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기업의 증시 진입이 용이해질수록 상장기업의 부실화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고 진단했다.
관리종목 지정을 앞두고 출렁이는 주가도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최근 5년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관리종목으로 신규 지정된 52개 종목 중 36종목은 관리조목 지정 후 주가가 내렸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에도 주가가 오른 곳은 5개 종목에 불과했다.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폐 위기 종목은 큰 폭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
부실 기업 퇴출을 늘리고 개인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장외시장에서 상폐종목 거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상폐 이후에도 장외시장에서 거래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신뢰가 형성되면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와 건전성에 제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 연구원은 “상장폐지기업의 부담을 경감하고 상폐종목을 거래하는 개인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절한 장외시장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며 “장외시장을 통해 충분한 재기 기회를 얻게 된다면 상폐 직전 과도하게 거래가 집중되는 현상이 완화될 것이다. 또 거래소는 기업과 투자자 반발에서 보다 자유롭게 적시에 부실기업을 퇴출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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